[발행인 칼럼] 진정한 리더란 무엇인가


인간은 태초부터 조직을 만들어 생활해 왔다.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조직은 무리의 수장이 있었고 힘의 논리에 의해 세력이 형성됐다. 지금도 방법은 다르지만 힘의 논리가 인간생활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계급과 계층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사회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은 무늬만 바뀌었을 뿐 엄연히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존재하고 있다.

조직은 작게는 취미생활을 하는 동아리부터 사회단체 지방자치단체 국가 국가연합 등 규모가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조직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바로 리더이다. 리더의 철학과 가치관 열정 등에 따라 그 조직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리더의 무능력이 계속되면 조직은 경쟁력을 잃고, 리더의 능력이 뛰어나면 조직은 경쟁사회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는 정당 기업 자치단체 사회단체 등 모든 부분에서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리더의 능력에 따라 조직원의 삶이 차이 나기 때문에 리더의 능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의 표로 리더를 선출한다. 대통령을 포함해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선출직 공직자이지만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들은 일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선발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부정이 있다면 구성원 자체는 물론이고 조직의 위계질서는 망가지게 되어 있다. 인사경영의 투명성은 조직운영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과거 나치의 경우 의회 민주주의와 다수결의 정치 등을 부정하고 오직 힘의 논리로 지배했다. 인간은 분명하게 우열이 있다는 사회진화론을 바탕으로 현실을 부정하고 지도자 한 사람의 생각에 의해 모든 것이 움직였다. 때문에 국민 대중은 이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며 자신과 집단의 주장을 전달할 통로마저 봉쇄됐다. 지도자가 피지도자에게 무제한의 권한을 가지고 있어 개인의 삶보다 지도자의 목적을 충족시키는데 집중한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 등 제국주의를 표방한 나라들은 결국 패망했으며 독재자와 전범들은 현장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리더십, 리더의 모습이란 무엇인가? 전투의 최전방에 서서 죽음을 무릅쓰고 적을 향해 돌진하는 장군형? 아니면 치밀한 전술과 전략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책략가형? 아니면 정치와 외교를 잘해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정치가형? 리더십이란 모든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서번트 리더십이란 ‘섬기는 리더십’을 말한다. 말하자면 서번트 리더십은 인간존중을 바탕으로, 구성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앞에서 이끌어 주는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리더의 으뜸, 그 중에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 또는 생활 정치인들조차 지도자로서의 덕목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그럴수록 더욱 그 리더의 덕목이 중요하고 제대로 된 기준이 필요할 것 같다. 나름 각각의 정치 철학과 비젼이 있어 지역주민의 대표로, 시민의 대변자로, 국민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동분서주하면서 많은 역할들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아야 할 것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 혹은 지도자의 자질로,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이다.

열정이란 단지 개인적인 열정이 아닌, 그렇다고 혁명정신에 불타 올라 집단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의미의 열정이 아니라 객관적인 태도의 열정, 헌신, 즉 주민의 소리를 듣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열정이 다. 그리고 지도자에게 필요한 또 하나의 자질은 책임감이다. 순수한 신념의 책임감, 이는 때로는 법과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자신의 순수한 신념에 따른 행동을 고수하기도 한다. 이러한 태도는 그 동기의 순수함에도 문제가 있는 윤리적 입장이기도 하다. 그래서 보다 더 보완적이며 대안적인 윤리적 태도로 책임윤리의 원칙이 있다. 책임윤리란 처음부터 어떤 결과를 신중히 검토해서 행동하고 그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태도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Max Weber·1864-1920)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가의 자질로 언제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며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느냐고 물으면 그것이 자신의 신념에 따른 행동이며 자신은 그 신념과는 달리 행동할 수 없었노라고 책임감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치가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의 자질은 균형 감각이다. 가장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을 필요로 하는 지도자에게, 특히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돼지는 덕목이다. 지도자는 특히 정치인은 공의(公義)와 대의(大義)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균형 감각을 지키지 못하면 그 정치인이나 리더가 이끄는 국가나 조직은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단순한 사적인 조직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지도자는, 특히 정치인은 전문성도 필요하고 그 외의 자격요건을 많이 갖추면 금상첨화이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균형 감각이다. 모든 문제들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보고 풀어갈 수 있는 합리적 사고과 균형 감각은 정치 지도자의 최고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1992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후보시절 “바보야, 문제는 경제다”(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슬로건으로 철옹성 같은 공화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당시 공화당 후보였고 현직 대통령인 부시는 걸프전 승리와 소련의 연방제 해체 등 냉전시대를 종식시켜 무려 9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부시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클린턴은 경제정책에 집중해 40대 초반에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물론 선거 과정에서 공화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출마해 보수층이 분열되기는 했지만 클린턴의 당선을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클린턴은 당선 후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춰 실업률 해소와 북미자유무역협정 IT기업육성 등을 펼쳐 결국 미국정부의 재정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키는 대통령이 됐다. 리더의 분명한 철학과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고 있다.

한국 사회에 내재된 갈등 해결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국가 리더는 재정배분 권한, 인적배분 권한, 정보 수집과 열람 권한을 적법하게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역사에 남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다. 과거 정부와 같이 캠프에 관여한 사람들이 정부, 공기업, 정부 관련 단체 등을 장악하고 공적 배분을 누리면서 국민대통합을 외치고, 양극화와 복지 개선, 이념과 지역을 넘어 적절한 비율의 인재 등용 그리고 지역 균형 발전의 의무를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갈등과 성장의 두 가지 난제는 절대로 해결될 수 없다.

요약하자면 지도자의 지도력은 영도력으로 평가 받는다. 권위만 내세워 자리를 즐기는 지도자와 권력에 아부하는 영혼 없는 기생충들은 조직은 물론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크게 훼손한다. 율곡 선생은 꽃과 열매는 함께 가질 수 없다고 했다. 권좌에 앉았다고 마치 다 가질 것처럼 지도력을 남용한다면 조직과 역사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 내년 지방선거에 뜻을 가지고 있는 입지자들은 비방과 흑색선전 등에 연루되지 말고 ‘선함과 진실함’으로 주민들에게 심판받길 바란다. 그래야 정당하고 권위 있는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끝났다. 우리나라에서 선출직에 출마하는 사람들을 보면 당선되기 전까지는 국민(지역주민)을 잘 섬기고 충분하게 소통하겠다며 진정한 리더는 ‘나’라고 강조한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신 있게 말하며 본인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한다. 그런데 정작 당선되고 난후에는 리더쉽은커녕 난파된 배의 선장처럼 허둥지둥 하는 모습을 너무나 많이 보여주는게 현실이다.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지도자들은 정말로 국민(지역주민)을 잘 살 수 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경주 뉴스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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