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덕수의 대권 도전... 국민이 납득할거라 생각하는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사퇴했다. 그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퇴한 것이다. 곧 출마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길”을 이야기했다. 그의 비상식적인 출마는 이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 정치를 크게 퇴행시키는 일이다. 많은 국민의 반대에도, 결국 그는 이를 거스르는 결정을 했다. 이제 남은 건 국민의 심판뿐이다.

한 대행은 지난 3월2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 이후, 몇번이고 “안정된 국정 운영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마지막 소임”이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권한대행이 대선을 불과 한달 남겨놓고, 국정을 팽개치고 출마하는 게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나. 평생 나라의 녹을 먹은 사람이 이렇게 무책임할 수 있나. 출마설이 불거지고, 각종 현장 방문 등 대선 행보를 지적받을 때도 한 대행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국정을 사전선거운동으로 활용한 셈이고, 세금을 자신의 선거운동에 쓴 것이나 마찬가지다.

진정 대선에 뜻이 있었다면, 일찌감치 물러나 대선전에 뛰어들 일이지, 국민의힘 경선 기간에는 가만히 있다가 공직자 사퇴 시한 직전에 나와 단일화 이슈를 띄우니, 이런 새치기·얌체가 어디 있나. 불공정하기도 하거니와 정당 시스템을 뒤흔드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것은 국민의힘 안에서 부추기는 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대행이 이런 결정을 한 배경에는 믿는 세력이 있는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용산 중심의 YOON AGAIN세력, 다른 하나는 보수언론등 내각제 세력이다.

윤정권의 용산 참모들 생각은 한덕수를 띄워 대통령으로 만든 후 3년만 재임하게 하고 그 사이에 대통령 4년중임제 개헌을 하는 것이다. 그 다음 대선판을 재편하여 윤을 재 출마시켜 8년을 한다는 것. 이것이 YOON AGAIN의 숨겨진 의도이다.

내각제 세력은 처음부터 여야 내각제 세력을 밀어 내각제 개헌을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래서 윤석열 탄핵때도 앞장섰다. 그런데 웬걸?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은 내각제 개헌은 꿈도 꾸지마라는 것 아닌가. 그래서 대안으로 한덕수를 밀어 대통령으로 만든 후 3년만 하고 다음 총선에 맞춰 내각제 개헌을 하겠다는 것이다. 내각제 불씨를 억지로라도 살려보자는 의도인 것이다.

이런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한덕수는 대선에 출마하여 당선되면 3년만 대통령을 하고 그 안에 개헌을 하겠다고 할 것이다. 안 그랬다가는 이 지지세력이 모두 등을 돌리고 지지율은 급락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한덕수는 국정의 책임자로서 대선이 끝날 때까지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일에 전념할 것인지, 아니면 불순한 의도를 지닌 자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3년짜리 실권 없는 허수아비 대통령에 도전해 볼 것인지 둘중 하나를 결단해야 한다.

한덕수가 진심으로 보수를 위한 대권도전에 진심 어린 뜻이 있다면 출마선언과 동시에 당선되면 반드시 5년 임기를 다 채울 것이며, 내각제 개헌은 국민이 원하는 것이 아니므로 절대로 할 생각이 없다고 국민 앞에 엄숙히 약속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한덕수의 출마의 변은 아무 소용없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일 것이다.



▲ 이경주 뉴스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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