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린 두번째 암살시도…용의자는 58세 남성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두 번째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했다. 유세 중 총기 피습으로 오른쪽 귀가 관통된 첫 번째 암살 시도가 있은 지 두 달여 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지만 대선을 50일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건으로 대선 구도가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트럼프 암살미수 용의자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암살 위기에 처했다. 한 남성이 골프장 경계 덤불에 숨어 AK-47 유형 소총의 총구를 들이댔고,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앞서가던 비밀경호국(SS) 요원이 이를 포착해 사격으로 대응했다. 소총을 떨어뜨리고 차량에 타 도주했던 용의자는 팜비치카운티 북쪽 마틴카운티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지 않고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으며,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용의자는 하와이 출신 백인 남성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라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미국 CBS뉴스 등은 라우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으나 이후 실망했다는 비난, 우크라이나 지지 등을 담은 게시물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총격 발생 당시 한 홀 뒤에서 골프를 치고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마러라고 리조트로 대피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성명에서 “인근에서 총격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용의자를 체포한 수사당국은 이번 총격 사건을 대선 후보 암살 시도 혐의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연방수사국(FBI)은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보이는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AP통신 등은 수사당국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소총을 겨둔 용의자는 라이언 웨슬리 루스(58)라고 보도했다. 루스는 소셜미디어에 노스캐롤라이나 농업기술주립대를 졸업하고 2018년 하와이로 이주했으며 현재 창고건축회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스는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등 정치인을 비판했으며 공화당 대선 경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와 비벡 라마스와미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또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창립자 일론 머스크에게 로켓을 사고 싶다며 “로켓에 탄두를 장착해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흑해 저택 벙커에서 그를 끝내고 싶다”는 글과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싸우고 싶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루스가 있었던 덤불에는 조준경을 장착한 AK-47 유형의 소총과 세라믹 타일이 든 배낭 2개가 발견됐으며 현장 촬영 용도로 보이는 고프로 카메라가 있었다. 릭 브래드쇼 팜비치카운티 보안관 “용의자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리는 300∼500야드(약 274∼457m)로 조준경을 장착한 소총이라면 먼 거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안도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그가 안전해 기쁘다. 미국에 폭력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인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야외 유세 도중 총기 피습을 당한 지 64일 만에 또다시 암살 시도 사건이 일어나면서 정치적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직후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아무것도 날 늦추지 못할 것이다. 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의 영향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 릭 스콧 상원의원은 “트럼프를 향한 비열한 수사는 위험하며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