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불러낸 '검은 금요일'… 코스피 와르르, 환율 껑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압박과 미국 기술주 급락 충격에 28일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물 폭탄으로 코스피는 3% 이상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20원 넘게 치솟았다.


▲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종가, 거래 중인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8.97포인트(3.39%) 하락한 2,532.78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률은 지난해 8월 5일 ‘검은 월요일’(-8.77%) 이후 가장 컸다. 종가 기준 코스피 2,600선이 무너진 건 10거래일 만이다. 개인이 2조357억 원가량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5,580억 원, 6,179억 원씩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현물시장에서 7거래일째 ‘팔자’ 행렬 중인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1조6,267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지난해 8월 2일(1조8,920억 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를 팔아 치웠다. 코스닥도 26.89(3.49%) 급락한 743.96에 마감했다.

간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4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를 예정대로 집행하고,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자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엔비디아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8%대 폭락하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 이상 떨어진 후폭풍도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에 악영향을 줬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는 4.52% 하락한 19만200원, 삼성전자는 3.2% 내린 5만4,500원에 이날 거래를 마쳤다. 다른 반도체 관련주도 줄줄이 미끄러졌다.

이 밖에 3월 3일 증시 휴장을 앞두고 한국 수출 지표, 미국 2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공개 등 주요 이벤트에 대한 경계감이 유입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은 새로운 악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날 급락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은 관세에 대해 반강제적으로 학습해오면서 이전보다는 면역력이 개선됐다”며 “연휴 등에 따른 일시적 수급 왜곡으로 더 빠진 것이라면 이후 주가 회복력도 다시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대규모 투매에 나서고 국내 증시가 고꾸라진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 시각) SNS(사회관계망)를 통해 다음 달 4일부터 멕시코,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도 추가적인 1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와 대화에 나서면서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생각한 관세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이다. 이에 27일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45% 하락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59%와 2.78% 떨어졌다.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8.47% 급락한 것 역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엔비디아는 지난 26일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지난해 매출액과 EPS(주당순이익)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익률(총마진)이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는 하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이자 대표 반도체 주인 삼성전자는 이날 3.20%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4.52% 떨어졌다. 이밖에 DB하이텍(등락률 -10.28%), 한미반도체(-6.50%), 테크윙(-5.14%) 등이 미끄러졌다.

이외에도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가 증가하는 등 경기 우려가 커지면서 불확실성 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로 달러 지수는 급등했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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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