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조사 내내 침묵한 尹, 조서 날인 거부…머그샷 촬영 없이 구금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에 체포돼 10시간 40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에 구금됐다.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된 것도, 구치소에 구금된 것도 처음이다.
공수처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 체포영장이 집행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오후 9시40분쯤 종료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인 피의자 대기실은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피의자들이 대기하는 공간이다. 독방은 아니지만 이용자가 많지 않아 사실상 윤 대통령 혼자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명칭만 대기실일 뿐 내부구조는 수용실과 거의 비슷하고 내부에 화장실도 있다고 한다. 대기실 바닥에는 전기 열선이 들어간 난방 패널이 설치돼있고 제공되는 모포를 깔아 취침하게 된다. 이 대기실엔 CCTV가 설치돼있어 24시간 감시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주동자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지난해 12월8일 검찰에 긴급 체포된 뒤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 머물며 구속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렸다.
이름과 수감번호 등이 적힌 팻말을 든 채 얼굴사진을 찍는 일명 '머그샷' 촬영과 지문 채취 절차는 간이입소절차에 따라 생략됐다. 윤 대통령은 마약 등 부정물품 반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내의를 탈의한 채 전자영상장비를 통해 진행되는 정밀신체검사도 받지 않았다. 복장도 수용복 대신 체육복으로 갈아입거나 사복을 입은 채 대기할 수 있다.
서울구치소 내 윤 대통령 경호 방법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경호처 차량이 이날 저녁 7시30분쯤 서울구치소를 먼저 방문해 구치소 현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사례를 보면 수감 당시 '전직 대통령' 신분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수감 시작 시점부터 경호를 받지 못했다. 서울구치소에는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도 수감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3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체포돼 오전 10시53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후문에 도착한 뒤 7분 만인 오전 11시부터 338호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통상 수사기관에서 주요인사를 소환조사할 경우 관례상의 예우 차원에서 제공하는 티타임은 없었다고 공수처는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첫 조사는 약 10시간 40분 만에 종료됐다.
공수처는 15일 공지를 통해 "금일 체포영장이 집행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오후 9시40분쯤 종료됐다"고 밝혔다.
조사를 마친 뒤 경호 차에 탑승한 윤 대통령은 곧장 구금 장소인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호송됐다.
공수처는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체포해 정부과천청사로 데려온 뒤 오전 11시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휴식 시간까지 포함해 조사 종료까지 약 10시간 40분이 걸렸다.
오전 조사는 사안의 중요도와 현직 대통령 예우를 고려해 이재승 공수처 차장이 직접 맡았다. 오후부터는 이대환·차정현 부장검사가 차례로 윤 대통령을 조사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으로는 윤갑근 변호사가 입회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조사 내내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체포 시한인 오는 17일 오전 10시33분까지 48시간 안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체포영장을 집행한 만큼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수순으로 갈 것으로 관측된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게 되면 최대 20일 동안 구속 수사가 이뤄진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공수처 조사 종료 직후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다. 체포적부심은 영장에 의해 체포된 피의자에 대해 체포가 적법한지 법원이 심사해 석방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수사권 없는 공수처가 관할권 없는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불법 체포영장으로 대통령 관저에 불법 침입해 기어이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감행했다"며 "공수처의 이 사건 수사 및 영장 청구는 수사권 없는 불법 수사이고 전속관할 규정을 위반한 영장 청구 및 발부는 그 자체로 무효"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오는 16일로 예정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2차 변론에 대해서도 공수처 조사로 출석이 어렵다는 이유로 이날 연기 신청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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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