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역적"…'미복귀' 전공의 7,800여 명 면허정지 절차 돌입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 사직 후 복귀 시한까지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은 5일 수련병원 현장점검을 통해 사직 후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 7000여명에 대한 증거를 전날 확보했으며, 이들에 대해 추후 의료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경 중대본 제2총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대본 회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제부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할 의료인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전공의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의사의 '흰 가운' 은 환자에게는 생명과 희망의 상징"이라면서 "개인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단체로 환자를 떠나 흰 가운의 가치를 스스로 던진 의사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이 본부장은 "그간 누적돼 온 비정상적인 의료 환경을 정상화하는 의료 개혁을 끝까지 흔들림 없이 완수할 것"이라며, 정부는 의료개혁 정책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의사 집단행동이 장기화 할 것에 대비해 비상진료체계 유지, 대체인력 확충,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정부 지원을 통해 병원 혼란을 최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법적 경계가 모호한 의료행위를 도맡고 있는 간호사들에 대해 "안심하고 환자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확실히 책임지고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정부는 집단 사직서 제출, 근무지 이탈에 나선 전공의들에 대해 지난달 29일까지를 복귀 시한으로 못 박고, 연휴 기간 중 복귀하는 경우도 정상참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복귀는 미미한 상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기준 100개 수련병원에 대한 점검 결과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8945명으로 소속 전공의의 72%에 해당한다. 사직서 제출자는 9981명이다. 정부는 9438명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부하고 7854명에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징구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받고도 복귀하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최소 3개월 면허정지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부는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집행부 등 5명을 고발 조치했는데, 사법 당국의 수사가 이어질 경우 이론적으로는 ‘무더기 면허 취소’도 가능한 상황이다. 기존에는 의료 관련 법령 위반인 경우에만 면허 취소가 가능했지만, 지난해 의료법 개정으로 어떤 범죄든 금고 이상의 실형이나 선고유예, 집행유예를 받으면 면허가 박탈될 수 있다. 면허는 취소 3년 후 심의 등을 거쳐 재취득이 가능하지만, 복지부 관계자는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실제 행정처분에 들어가게 되면 즉각적으로 (전공의에 대한) 법적 보호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일부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소통 부재를 이유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김정은 서울대 의대 학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교육부의 의대 증원 신청 마감시한인 이날, 의대를 보유한 전국 40개 대학의 증원 신청 규모는 정부의 방침인 20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정원이 50명 미만인 ‘미니 의대’들이 증원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49명)는 정원을 현재보다 5배 이상 많은 250명으로 늘려 달라고 신청했다. 가천대(40명)도 최대 200명까지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대구가톨릭대(40명→80명)·제주대(40명→100명)·울산대(40명→150명)·아주대(40명→110~150명)·동아대(49명→100명)·을지대(40명→100명) 등은 정원을 2~3배로, 정원이 많은 대학 중에선 경북대(110명→250명)·경상국립대(76명→200명)가 정원을 200명 이상으로 늘려 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정까지 접수된 최종 인원은 5일 발표 예정이다.
이날 전국 대학이 개강했지만, 의대 40곳 중 29곳은 학생들의 집단 휴학 및 수업 거부로 개강을 연기했다. 정상 개강한 대학은 연세대, 연세대 미래캠퍼스, 인하대, 을지대 4곳뿐이었다. 서울대·아주대 등 7곳은 “예민한 사항”이라며 학사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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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