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할줄은”… 7천명 면허정지 시동에 의료계 술렁
정부가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으로 정한 기한이 지나자마자 전공의 수천명에 대한 면허정지 조치에 돌입했다. 불과 4년여 전 문재인 정부와 싸워 의대 증원을 저지한 경험이 있는 의료계는 180도 바뀐 정부의 ‘강경 대응’ 기조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4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는 현장을 점검해 위반사항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며 “특히 의료 현장의 혼란을 초래한 집단행동의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신속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하면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이 불가피하다”며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받으면 전공의 수련 기간을 충족하지 못해 전문의 자격취득 시기가 1년 이상 늦춰진다. 또 행정처분 이력과 그 사유는 기록되므로 향후 각종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차관은 의료현장을 이탈한 이들에 대해 선처 없는 면허정지 처분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현장을 이탈한 인원에 대해서는 면허 정지 처분 절차에 들어간다. 이 처분은 불가역적”이라며 “다만 행정력의 한계, 의료 공백 상황 등을 고려해서 면허 정지는 순차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9일이 처벌을 면하는 데드라인이었지만, 오늘부터 현장 점검을 하기 때문에 그 전에 복귀했다면 처분에 상당히 고려될 것”이라며 “오늘 점검에서 부재가 확인되면 내일 바로 사전 통보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차관이 언급한 ‘업무개시명령 위반’ 전공의 수는 7854명에 달한다. 이들의 면허가 정부 정지되면 수술 취소 등 의료계 혼선이 예상되지만 정부는 이번 의대 증원을 의료개혁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물러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면허 취소된 의사들에 대해서도 재교부 받을 수 있는 길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현재 각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직역 대표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재교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반적인 면허 취소의 경우에도 그동안 재교부 승인율이 꾸준히 낮아져 최근에는 10% 미만이로 떨어졌다"며 "내부적으로 재교부 여부를 결정하는 판단과 결정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초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현재 실무 검토중으로 추후 가이드라인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해 면허 취소된 의사들이 재취득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 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가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복귀를 요청한 지 3일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고 있다"며 "불법적인 상황이 계속된다면 정부의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부의 원칙은 변함이 없다"며 "불법적으로 의료 현장을 비우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정부의 의무를 망설임 없이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협회에 대해서도 "더 이상 불법적인 집단행동을 멈추고 젊은 후배 의사들을 설득하는 데 앞장서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주부터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준비 TF를 가동해 의료개혁 4대 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의료계 내에서는 정부가 실제 사법처리에 나서자 당황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과거 의사 기득권을 둘러싼 분쟁이 있을 때마다 정부와 싸워 승리해온 경험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불과 4년 전인 2020년 문재인 정부 때에도 의대 증원에 반대해 집단파업을 주도한 의사 10명이 고발됐지만 곧 취하됐다.
경찰의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일 의협 사무실과 서울시의사회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의협 간부들에 대해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오는 6일에는 의협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등 지도부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한다.
일부 의사들이 제약회사 직원에게 집회 참여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집회에 대해서는 바장하겠지만 불법 행위는 단호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제약회사 직원 동원 의획에 "불법적 행위는 묵과할 수 없고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2천명 증원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며 "비수도권 의대에 집중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4일까지 전국 40개 의대로부터 증원 신청안을 제출받을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