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이 찍은 김영주의 과거…간첩죄 개정안 발의, 안민석 잘못 지적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 부의장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부의장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예정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한 위원장을 기다렸고, 한 위원장도 뒤따라 도착해 김 부의장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한 위원장은 김 부의장에게 물을 따라주면서 “오늘 3·1절 행사에 안 오셨죠. 안 보이시던데”라고 말을 건네며 분위기를 풀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위원장은 만찬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김 부의장처럼 상식·합리적 명분을 추구하는 큰 정치인을 품기에 너무 망가졌다”며 “함께 정치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입당할 경우 출마 지역구 등과 관련한 세부적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고 이제는 김 부의장의 시간이라면서, 어떤 정치가 필요한지 좋은 이야기를 나눴고 앞으로도 많이 배우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부의장은 “한 위원장과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고 아직 입당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 조금 더 고민해서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답을 드리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다.
17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19~21대 영등포갑에서 내리 당선된 김 부의장은 앞서 공천을 앞두고 민주당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자 탈당을 선언했다.
한 위원장과의 회동으로 정치권에선 김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에 입당할 경우 영등포갑 지역에 그대로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국민의힘은 4명이 공천을 신청한 영등포갑 지역구 출마자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우리 당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어느 지역에 할 것인지는 비밀에 부쳐놓겠다”고 말했다.
4선 국회의원인 김 부의장은 노동계 인사로 한국노총 전국금융노조 상임부위원장을 지냈다.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처음 입성했다. 18대 총선 때는 영등포갑에서 낙선했지만, 19~21대 총선 때 같은 지역에서 3차례 내리 당선됐다.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냈다.
그랬던 김 부의장은 당에서 ‘하위 20%’ 통보를 받아, 지난달 19일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반명(반이재명)으로 낙인찍어 공천에서 떨어뜨렸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私黨)으로 전락했다”며 “모멸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후 김 부의장은 이날 정식 탈당계를 냈다. 그동안 김 부의장은 지난달 29일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잡혀 있어 부의장으로 사회를 보기 위해 탈당계 제출은 미뤄왔다. 다만 문재인 정부 시절 장관들을 비롯해 주변 인사들이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만류하고 있어, 막판 고심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의장 측 관계자는 “국회에도 부의장 사임계를 낼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출근길에서 “김 부의장은 대단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이라며 “제가 법무부 장관 시절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황당한 소리를 할 때 국회 부의장으로서 사회를 보면서 대단히 품격 있게 제지하더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작년 9월 대정부 질문에서 안민석 의원에게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고, 두 사람의 설전이 이어졌다. 김 부의장은 “안 의원은 정치 출마부터 물었는데, 오늘 대정부 질문에 적절한 질문은 아니었다”며 안 의원을 제지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2일에도 김 부의장 입당 가능성에 대해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이 있는 분이라면, 다양한 분이 많이 모일 때 더 강해지고 유능해지고 국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정당”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화를 나눠 보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말씀하시는 분이었다”며 “우리 당으로 들어오면, 무조건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 사당화 논란으로 탈당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중 일부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5선 이상민 의원은 작년 12월 민주당을 탈당했고, 지난 1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지난달 19일엔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에 단수 추천을 받아, 6선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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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