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이재명 혐의 최고형은 무기징역"…그가 본 백현동 판결문

"이재명 당 대표 만드는데 그 누구보다 열심이었습니다. 지지율 하락 막을 수 없음에도 눈 가리고 아웅 할 수 없습니다.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동작을' 지역이 전략 지역으로 선정되며 자동 컷오프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탈당하겠다"며 "저를 모함하며 버리고자 하는 민주당 지도부와 더 이상 같이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돌이켜보면 저는 위기 때마다 이재명 대표를 앞장서서 지지하고 도왔고, 오늘의 당 대표를 만드는데 그 누구보다 열심이었다"며 "그런데 지금 후회한다. 그리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이어 "제가 왜 후회하는지. 그 이유는 머지않아 곧 밝혀질 것이고, 또한 이미 적지 않은 부분들이 밝혀져 있고, 그로 인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상처를 입고 희망을 잃어버렸다"라며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 탈당의 변이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수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면서 이재명 대표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당대표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는 방향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이수진 의원은 본인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이 전략선거구로 지정됐다는 소식에 반발해 22일 탈당을 선언한 자리에서 “지난주 백현동 판결을 보면서 이재명 대표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이 대표에게 2선으로 물러나라고 요청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백현동 판결문이었다”며 “그 판결문에 의하면 총선을 이끌어야 할 당대표의 결과가 너무나 보여서 서울 총선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백현동 판결은 이른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63억5000여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1심 판결을 말한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4년∼2018년 분당구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 특혜를 몰아줘 1356억원의 이익을 독차지하게 하고, 사업에 배제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최소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사건이기도 하다. 핵심 로비스트로 활동한 김 전 대표 1심 유죄 판결은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이 대표에도 악재다.


김광삼 변호사는 시사쇼 정치다에 출연해 "그동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추상적이었다. 몇 년 동안 듣다 보면 유권자와 국민들 무뎌지기 때문이다"라며 "이수진 의원이 구체적으로 백현동 판결문 때문이라고 언급한 것을 파장이 클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김 변호사는 "민주당 조직원은 검찰 조작이라고 얘기하고 지지자도 따라서 믿고 있지 않나. 이수진 의원이 구체적으로 이재명 대표가 거짓말한다고 얘기했다"면서 "부장판사 출신 법조인이 이재명이 죄가 있는지 없는지 (그동안) 몰랐을 것 같지 않지만 가슴 속에 담아뒀던 얘기를 양심적으로 한 것이니 이제야 진실을 얘기한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백현동 판결을 언급하며 이재명이 거짓말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상당히 총선 판에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관측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