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재명 기자회견'에 "아무 말이나 막 하신 듯"

"아무 말이나 막 하신 듯한데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본인의 '586 운동권 청산론'에 대해 "가장 청산해야 할 과제는 검사독재"라고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한 말이다. 그는 31일 오후 수원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현장간담회 후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오히려 이재명 대표도 당내 운동권 출신 전·현직 출신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인사들을 공천하려는 것 아니냐는 공세까지 펼쳤다.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경기도 수원시 한국나노기술원을 방문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관련 질문에 "지금 본인도 586 운동권을 청산하시려는 것 아니냐?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한) 임종석(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제하려는 것 아니냐. 거기서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 밀어 넣으려는 것 아니냐"면서 "그런 '레토릭 장사'가 문제가 아니라 진짜 시대정신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독재·검사독재라는 게 있나? 검찰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중요한 국민의 도구일 뿐"이라며 "그 도구 자체를 악마화하는 건,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역량을 줄어들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에서 (전 검사장인) 이성윤·신성식도 (총선) 나온다 하지 않았나. 그러면 그 사람들이 독재한다는 뜻이냐"라며 "현실에 없는 얘기를 만들어서 자신들이 받고 있는 공격들을 피하려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 위원장은 "그 분(이재명)은 간만에 기자들과 문답을 한 것 같은데 그런 문답은 없었나? 시간이 모자라서 질문이 안 나왔다면 제가 묻고 싶다"면서 '경기지사 재임 당시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입장은 왜 안 밝히냐'고 역공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는 "첫째, 법인카드를 본인이 쓴 것 맞나? 둘째, 만약 민주당의 어떤 예비후보자가 기업에서든 국가에서든 법인카드를 자기 샴푸 사고 초밥 사고 와이프에게 주고 했다면 공천할 것인가. 셋째, 이런 질문을 안 받고 도망다니는 것 부끄럽지 않으시냐"고 말했다.

"정치테러가 특정집단의 욕망 탓? 배현진 테러는 민주당의 욕망 탓인가"

이재명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저에 대한 정치테러가 개인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 생각치 않는다. 정치테러는 역사 속에서도 보여지는 것이지만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나 또는 특정집단들의 일종의 욕망에 따른 결과인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정치장사"라고 힐난했다.

테러행위를 범죄가 아닌 '특정집단의 욕망'의 결과로 해석하는 건 상대진영에 대한 공격이자 자기진영에 대한 지지확보 행위로 규정한 것. 한동훈 위원장은 관련 질문에 "정말 그런 말을 했다고? 믿겨지지 않는다"라며 "테러는 범죄이고 테러로 정치장사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논리라면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에 대한 테러는 특정집단인 민주당의 욕망 때문에 일어난 건가"라며 "그런 식으로 정치장사를 한 것은 국민을 굉장히 실망시킨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출생기본소득' 제안에 대해서는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겠다는 거냐"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출생기본소득을 위한) 그 돈은, 재원은 어디서 나오나. 전부 다 국민 혈세다"라며 "(이 대표가) 재원조달방식에 대해선 말을 안 하지 않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실망스럽다. 본인이 했던 것처럼 법인카드를 돌리겠단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또 "상식적으로 어떤 정부든 간에 (국민에게) 돈을 제공하는 데 대한 유혹이 많이 있을 순 있지만 그 돈이 모두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현실에 맞게 준비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가 22대 총선에서 151석을 목표로 했는데 국민의힘의 목표의석수는 몇 석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국민이 정하는 것이지, 우리가 목표를 정하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우리는 영남이든 호남이든 충청이든 어느 곳에서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어느 지역은 우리가 어렵기 때문에 (목표의석수에서) 배제하고 숫자로 말하는 건 정치공학적 얘기다. 어느 곳에서든 국민에게 사랑을 받고 싶고, 선택받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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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