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핵심' 이철규 공관위 합류…한동훈 "당 이끄는 건 저"

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합류했다.

앞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도부를 비윤계 위주로 인선하는 모양새를 취했으나 이 의원의 합류로 결국 '윤핵관 공천'이 이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1일 4·10총선 공천의 칼자루를 쥐게 될 정영환 공관위의 공관위원 9명 인선을 발표했다. 현역 의원으로는 당연직인 장동혁 사무총장을 비롯해 친윤석열계 이철규 의원, 비례대표인 이종성 의원이 공관위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공관위에는 전현직 사무총장 2명이 공존하게 됐다.

이철규 의원은 김기현 전 대표의 1기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당 사무를 총괄하고 당과 대통령실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친윤 실세로 꼽혔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나 한달도 안 된 지난해 11월2일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요직에 돌아왔다.

다만 이달 3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재영입위원장을 이 의원과 공동으로 맡겠다고 밝히고, 당 지도부 요직에 비윤계 인사들을 앉히면서 친윤계 입지가 좁아지고 있단 분석도 제기됐다.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계파색이 옅은 초선의 장동혁 의원을 사무총장에, 지난 대선에서 최재형 캠프에 참여한 김종혁 고양병 당협위원장을 조직부총장에,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였던 김수민 충북 청주청원 당협위원장을 홍보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이날 이 의원이 공관위에 포함되면서 친윤계 입지가 당내서 좁아지지 않았음이 증명됐다는 평가다. 당내선 '이철규 표 공천'이 현실화될 거란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이 의원이 김 전 대표의 1기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총선의 밑그림을 그려왔던 만큼, 이 의원의 구상이 다수 위원이 외부 인사로 구성된 공관위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공관위엔 외부 인사가 많아 서로 눈치를 보고 정무적 판단도 힘들기 때문에, 한 사람이 세게 주장을 하거나 반대를 하면 다른 사람들이 거부를 못 하는 구조"라며 "공천 실무를 아는 누군가 한 명이 마음 먹고 공관위에 들어가 자기 의도대로 한다고 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아 그려놨던 그림 그대로 (공관위에서) 진행하기 위해 비판에도 불구하고 공관위에 들어온 것 아니겠냐"며 "한 위원장이 자기 발로 딛고 서서 총선 지휘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느낌을 주면 당에 어려움이 닥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을 공관위원으로 선임한 것에 대해 "공관위라는 게 조성돼서 활동하는 기간이 생각보다 짧다"며 "기존 당이 여러 달 준비해왔던, 축적해왔던 데이터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재영입위원장이 공관위원으로 참여해 실질적으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며 "과거에 인재영입위원장이 공관위원으로 선임된 선례는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심이 작용했냐'는 질문엔 "지금 당을 이끌고 있는 것은 저"라며 "제가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을 할 거란 말씀을 드린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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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