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실상 결론…윤재옥 "의견수렴 마쳐"
국민의힘이 총선 정국에서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영입하는 것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한동훈 선대위원장'이 낫다며 비대위원장 추대를 반대했던 비주류도 대안 부재론을 들어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등판을 도와줘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전환한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특히 비주류는 전날 한 장관이 직접 나서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해올 경우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이후 기류가 확 바뀌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당내 기류는 '한동훈 비대위'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방향으로 정리된 모양새다. 영입 형식은 '추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전날 비대위원장으로서 정치 경험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이 같이 가면 길이 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야당의 '대통령 아바타' 비판에 대해서도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분명한 어조로 반박했다.
한 비주류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른 어떤 좋은 대안이 있으면 모르겠는데 특별히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며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직을 통해 대권 도전 발판을 마련하려 하지 않겠나. 약점을 보완하고 (윤 대통령 없이) 홀로서기를 도모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비주류 의원도 "본인이 하겠다고 하면 말릴 방법이 없다"며 "어쨌든 본인이 심사숙고한 뒤 하겠다고 한 것이니, 막을 방법이 없으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 장관 발언을 볼 때 의원총회를 열더라도 3분의 2는 찬성할 것 같다"며 "그 정도면 추대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 오찬 간담회를 마치고 "오늘 사실상 의견수렴 과정은 마무리할까 한다"며 "의견수렴 과정을 마쳤고 이제 여러 가지 고민, 숙고를 통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윤 권한대행은 지난 13일 김기현 전 대표 사퇴 후 14일 중진연석회의, 15일 의원총회, 18일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이날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통해 당내 여러 의견을 들었다.
윤 권한대행은 당 직능 조직 등을 통해 추가로 의견을 수렴한 뒤 비대위원장 인선의 최종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여야 예산안 합의 직후 의총에서 "예산안 처리가 끝나면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지도체제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1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처리되고 한 장관 추대가 결정되면 전국위원회 의결 등 절차를 거쳐 다음 주 비대위가 공식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장관 등판 시기가 이르다는 지적도 있지만, 당이 심각한 위기 상황인 만큼 기다릴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 더 힘을 얻고 있다.
조정훈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지금 절박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애피타이저 대신 메인 메뉴를 바로 시작하는 느낌이다. 시점상 너무 이르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내년 1월 수많은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기 전 극적인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한 원로들도 대부분 '한동훈 비대위'에 찬성했다. '지금 당의 상황은 배 12척만 남은 임진왜란 때와 같다. 이순신 장군을 아꼈다가 지면 무슨 소용이냐'는 발언도 나왔다.
다만 한 장관이 오더라도 김건희 여사 특검, 당정 관계 정립,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한 장관이 와서 잘하면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며 "용산과 각을 세우거나 당내 팀워크를 다지며 할 말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 대박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 장관의 개인 능력과 참신함은 훌륭하지만, 연말연초 쌍특검 등 민주당 프레임에 걸려들어 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집 나간 중도와 청년층에 한 장관이 소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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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