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이낙연 신당 갈 일 없다”… ‘문을 여니 조국’ 끝내 물거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이낙연 신당’에 갈 일은 전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때 ‘문(문재인)을 여니(이낙연) 조국이 보인다’며 대(代)를 이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그는 “민주당을 포함해 넓은 의미의 범민주 진보 진영에 주어진 시대적 과제는 무능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며 “이 전 대표가 하는 경로는 그것이 아니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때 “문을 여니 조국”…20대 대선 거치며 조국 책 불태우기도
‘문을 여니 조국이 보인다’는 인터넷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은 2020년 친문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문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표, 조 전 장관까지 3대 대통령이 연이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문구였다.
이 밈은 반문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유행했다. ‘문(문재인) 열면(윤석열) 새정치의 시작(안철수)’ 혹은 ‘문(문재인)을 여리(윤석열) 오(오세훈)’ 등의 패러디를 낳기도 했다.
‘문을 여니 조국’의 갈등은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시작됐다. 이 전 대표를 ‘조국 사태의 원인 제공자’라고 지목한 프레임이 확산한 것이다.
발단은 친명 성향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측근에게 “이낙연은 조국을 친 사람이다. 이후 나한테 고맙다고 연락한 사람”이라고 말한 녹음 파일을 공개한 것이었다. 최 전 총장은 ‘조국 사태’의 핵심 증인 가운데 한명이다.
최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고, 이 전 대표 측은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은 이 전 대표를 “배신자”라고 비난했다.
친명계 김두관 의원이 뛰어들었다. 그는 “본인이 고백했듯 (이 전 대표는) 조국 장관 임명을 반대했으며 ‘조국 저격수’ 최성해와 연락한 증거도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며 “조국 사태의 본질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윤석열과 이낙연의 합작품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라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로 조명받던 조 전 장관을 견제한 것이 검찰 수사의 발단이라는 뜻이었다.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수비수’로 나섰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역시 후보 토론회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최성해 전 총장 발언에 관한 입장을 물었다.
이런 기류 속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에서 패했다. 그러자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낙연 후보의 승복으로 민주당 경선이 끝났다”고 했다.
이 글이 이 전 대표 지지자들 심기를 긁었다. 조 전 장관이 ‘승복‘이란 표현을 씀으로써 경선 결과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이재명 대표의 편을 들었다는 것이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이 쓴 책 ‘조국의 시간’을 찢거나 불태우는 방식으로 항의했다. 조 전 장관은 ‘승복’을 ‘수용 선언’으로 수정했다가 해당 글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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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