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중진이자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인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을)이 3일 전격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내에서는 그를 향한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비명계 의원들은 이 의원의 문제의식엔 공감한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 의원은 이날 탈당문을 통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커녕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되어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됐다"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내로남불과 위선적, 후안무치, 약속 뒤집기, 방패 정당, 집단 폭력적 언동, 혐오와 차별 배제, 무능과 무기력, 맹종 등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 정치적 꿈과 비전을 펼치기 위해 그리고 상식의 정치를 복원하기에 그 터전이 될 수 없는 지금의 민주당과 유쾌하게 결별하고 삽상하게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탈당서는 오는 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 보고, 당 지도부의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탈당을 두고 당내에선 물론 이른바 개딸(개혁의딸)의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한 최고위원은  "(이 의원이) 지나치고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정부가 검찰 독재, 언론 장악, 민생 등 하나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데 다선 의원이면 그런 걸 말해야지, 한 번 더 국회의원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원래 탈당할 것을 알고 있던 사안"이라며 "저희는 중대 사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박상혁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 하고 싶나"라며 "먹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고 직격했다.

조승래 의원은 "그 어떤 논리로도 이 의원의 탈당은 국회의원 자리를 연명하고 모로가도 국회의장만 하면 된다는 것 아닌가"라며 "같은 유성구 의원으로 유성구민과 당원들에게 죄송하기만 하다. 개인의 영달을 위한 탈당으로 정권 심판의 대열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당원게시판에선 이 의원의 탈당을 '경사'로 표현하는가 하면 다른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의미로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에게 사용하는 멸칭) 의원들의 탈당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비명계에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윤영찬 의원은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토론회에서 "문제의식은 공감하지만 고민과 해법에서 저희와 생각이 다른 것 같다"며 "이 의원과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고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윤 의원은 향후 탈당, 신당 등에 대해선 "아직 결론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12월 중순까지 저희의 요구에 대한 당의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