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필리버스터 통해 방송법 막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 예정인 '노란봉투법(합법 파업 보장법)'과 '방송3법'을 두고 민주당에 강행처리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도 1년 가까이 끌어온 쟁점 법안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안이 무엇이냐,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은 인정하면서 제도화에는 반대하느냐, 현행법대로 공영방송 이사 사장 교체한 것은 과거 정부 때 국민의힘도 방송장악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반론에는 “민주당 정권 때 우리 당이 요구했던 것을 검토해보라”고 답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6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 민노총과 민주당이 공영방송을 영구 장악하겠다는 방송법 같은 경제멍들기법, 갈등조장법은 경기 회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명확한 만큼 민주당은 막무가내식 강행처리 시도를 즉각 중단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윤재옥 원내대표도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송3법을 두고 윤 원내대표는 “공영방송의 편파성을 오히려 심화시킬 우려가 커서 공영방송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며 “우리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두 법안을 통과 시킬 수 없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드리고, 끝내 민주당이 단독처리를 감행한다면 대통령께 거부권 행사를 건의드릴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11월9일 처리한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대안없이 반대만 하다 1년을 흘러 보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의 반대 명분도 약하다는 지적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6일 최고위원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김기현 방송법 강행처리 중단 요청,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국민의힘이 수정안이나 대안을 낸 적이 없고, 공영방송 정치적 독립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대안을 내지 않은채 현행 방송법 대로 하면, 이전 정부(의 KBS MBC사장 교체)에 대해 방송장악이라고 국민의힘이 비판'한 것과 다르지 않느냐, '제도개선 필요성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일부 답변을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 전에 민주당 정권이 잡고 있었을 때 우리 당이 요구했던 걸 검토해보시”라면서 “지금 방송법안 관련 내용은 이제 제가 원내 사이드가 아니라서 익숙치 못해서 법안 관련 말씀드리기는 섣부른 것 같다. 그쪽에 문의해달라”고 밝혔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미래통합당 시절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이사회 등에 추천하는 권한을 없애고 이사 구성을 13명 가운데 여야가 7대6으로 하며, 사장 임면시 3분의2 이상 찬성이어야 의결할 수 있는 특별다수제 등이 포함돼 있다. 특별다수제의 경우 현재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방송3법 개정안에도 포함되어 있다.
민주당은 방송법을 '땡윤뉴스'를 막을 안전장치라며 법 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오는 9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 '합법 파업 보장법(노란봉투법)'과 '방송3법'과 관련해 “'합법 파업 보장법'은 노동권을 확대 강화하는 법안으로 국가인권위원회는 물론이고 유엔 자유권위원회와 국제노동기구(ILO)가 요구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방송3법'은 공영방송의 공정하고 투명한 사장 추천과 이사회 구성을 통해 이른바 '땡윤 뉴스'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규정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청구한 권한쟁의 심판 역시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한 점을 들어 “국제기구도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고, 헌법재판소가 절차적 정당성을 인정한 만큼 국회가 입법을 미룬다면 입법부로서의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기한 토론) 진행과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 방침을 두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수직적 당정관계를 청산하라는 국민의 경고가 들리지 않느냐.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것은 입법부로서 자존심과 국민의 민의를 내팽개치는 처사”라고 밝혔다.
권 수석대변인은 “민생을 살펴야 할 예산국회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니 예산심의마저 정쟁으로 몰고 가겠다는 선전포고냐”며 “두 법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야말로 시정연설에서 보여준 협력 약속이 보여주기식 쇼였는지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간호법처럼 또다시 입법을 무산시킨다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며 앞으로 국회의 협력을 절대 기대하지 말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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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