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도 기립하는데…尹 외면하고 앉아서 악수받은 野 의원들
“에이 왜 또 이쪽으로 오셔?”
3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회의원들과 악수를 나누자, 본회의장 야당 의석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에 악수를 청하기 위해 의석 중간으로 걸어오는 윤 대통령을 향한 말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 후 퇴장하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본회의장 출입구 앞 좌석에 앉았던 이 대표는 퇴장하는 윤 대통령과 서서 악수를 나눴고, 윤 대통령은 손을 들어 다시 한번 답례했다. 이 대표와 홍 원내대표는 앞서 윤 대통령이 입장할 때도 기립해 악수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악수 제안에 고개를 돌리거나 앉아서 손만 내미는 민주당 의원들도 다수 포착됐다. 이들은 자리에 앉은 채로 윤 대통령의 악수에 응했다. 일부는 입장하는 대통령이 손을 내밀자마자 얼굴을 돌리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고 손만 내밀기도 했다. 동료 의원과 대화 중 대통령이 다가오자 갑자기 좌석에 놓인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는 의원도 있었다.
진보당은 본회의장 내 피켓 시위도 벌였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의 임기’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보였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해와 달리 시정연설 보이콧은 하지 않았지만, 여당의 박수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시정연설에선 여당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포함해 총 29번의 박수가 나왔다.
다만 윤 대통령이 연설 도중 “R&D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말할 때는 일부 의원들이 탄식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전 환담 장소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민생경제 우선’ ‘국정기조 전환’ ‘민생이 우선이다’ ‘국민을 두려워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한동훈 법무장관이 입장하자 “우우”하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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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