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기각됐지만…대장동 428억 약정·정자동 호텔 검찰 카드 남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이 27일 기각되며 이 대표를 향한 수사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검찰은 이 대표와 관련해 '대장동 428억 약정'과 '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 등 이번 구속영장에 포함 안된 혐의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추가 소환 및 추가 기소 가능성도 언제든 열려있는 상태다.

◇이번에 빠진 '백현동 대가' 의혹+ 지난번 빠진 '대장동 428억 약정'까지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백현동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 대표의 남은 의혹인 '대가 관계' 규명을 위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백현동 업자에게 개발 이익을 몰아준 이유에 로비스트와의 유착 외에 금전적 대가도 있냐는 것이다.

백현동 개발사업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는 지난달 18일 재판 중 백현동 사업 초기 로비스트 김인섭씨가 200억원을 요구하면서 "50%는 내가 먹고 50%는 두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름은 말하지 않았지만, 이재명, 정진상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내용을 구속 영장에 포함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구속영장에 기재한 범죄 사실은 좀 더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 중심으로 범죄 사실을 구성했다"며 이 대표가 백현동 개발 비리로 얻은 대가성을 규명하기 위한 추가 수사 가능성을 암시했다.

수사가 지지부진했던 '대장동 428억 약정' 의혹도 규명 대상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대가로 측근들(정진상·김용·유동규)을 통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천화동인 1호 지분 일부(428억원)를 약속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대표가 업자들에게 이익을 몰아주게 된 주요 범죄 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가 천화동인 1호 지분을 모두 자기 것이라는 주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약정 내용을 이 대표에 전달한 것으로 의심받는 측근들도 의혹을 부인하면서 검찰 수사는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3월 대장동 개발 비리에서 이 대표를 성남시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기소하면서 '428억원 약정 의혹'(부정처사후수뢰)'은 이번에 검찰의 공소장에서 뺐다. 기소 후 6개월이 넘도록 답보에 빠져있는 상태다.


◇ 순항 중인 수원지검 '정자동 호텔'…불법 선거자금 등 수사 가능성 남아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하준호 부장검사)에서 수사 중인 '정자동 호텔 부지 특혜 의혹'도 있다.

이 의혹은 2015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시유지에 한 5성급 호텔이 들어설 때 '이재명 성남시' 측이 부지를 인허가하는 과정에서 시행사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성남시는 호텔 사업 시행사에 시유지를 30년간 임대하는 수의계약을 맺었고 계약 1년 만에 해당 부지는 '자연녹지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전환됐다.

검찰은 이 의혹과 관련해 지난 6월 시행사 사무실과 성남시청 7개 과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가 2021년 민주당 20대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김용 전 민주연구원장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8억4700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도 수사 선상에 오를 수 있다.

김 전 부원장은 최근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12년형을 구형 받고, 오는 11월30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선고 결과를 고려해 수사대상을 이 대표에게까지 확대할지를 결정할 전망이다.

지난 대선 당시 발생한 '허위 인터뷰 의혹'에 이 대표가 개입돼 있는지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의혹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2021년 9월15일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범죄를 덮고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무마했다"는 취지로 김만배씨와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한 뒤 대선 사흘 전인 2022년 3월9일 뉴스타파에 녹취록을 건넨 것을 말한다.

이를 토대로 지난 대선 당시 불거진 '이재명의 대장동 의혹'을 '윤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의혹'으로 비화하고, 대장동 몸통을 윤 대통령으로 몰아가려고 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선 개입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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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