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안 표결에 의원 출신 장관까지 총동원…민주 '반란표' 자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를 주장하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21일 본회의에 국회의원 출신 장관에게 까지 총동원령을 내려가며 표 결집에 나섰다.

체포동의안 처리의 키를 쥔 민주당 비명계를 향해서도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 파기를 꼬집으며 동참을 호소하고 나섰다. 체포동의안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으로 이뤄진다.

민주당은 부결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의원 개인의 선택에 맡겼다.

민주당에서 적어도 28표(이재명 대표 표결 본회의 불참 기준)만 이탈 시킬 수 있다면 국민의힘과 정의당, 시대전환, 한국의희망이 모두 가결표를 던지면 체포동의안은 가결된다. 지난 2월 체포동의안 표결 때 민주당 이탈표는 기권을 포함해 31~38표 수준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의 장기 단식에 대한 동정론이 확산되면서 비명계에서도 부결 여론이 힘을 받았지만 병원 이송 이후 동정론에 힘이 빠져가는 모양새다. 반면 이 대표가 직접 부결을 주장하면서 불체포 특권 포기를 선언한 이 대표에 대한 불신과 '방탄정당'이란 꼬리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가결은 물론 부결시에도 민주당의 내분이라는 전리품을 챙길 수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내일 본회의가 대단히 복잡한 상황"이라며 "의원 여러분 내일은 한분도 빠져서도 안 되고, 제가 장관들도 부를 것이니 반드시 표결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개회 1시간 전인 이날 오후 1시에 의원총회를 열고 세부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당일 확정될 의사일정에 따라 대응법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다. 21일 본회의 재석 가능 인원은 296명으로 가결정족수는 149명이다. 이는 입원 중인 이 대표와 구속 중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본회의에 불참하고,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허숙정 의원이 표결에 참여하는 상황을 전제한 계산이다.

이 경우 국민의힘과 정의당, 시대전환, 한국의희망이 모두 가결표를 던진다면, 야권에서 28명만 '이탈'해도 가결정족수를 채운다. 원내 비명·친문그룹 모임인 '민주당의길', '민주주의 4.0' 가입자 수만 합해도 40명에 가깝다.

여당은 불체포 특권 포기를 번복한 이 대표를 성토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뉴시스 등과 만나 "국민을 속였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당당하게 걸어서 가겠다고 하지 않았나. 거짓말한 것"이라며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 파기를 꼬집었다.

같은당 이철규 사무총장은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불체포특권 포기한다' 했더니 정말 포기하는 줄로 믿었던 국민들을 속였다"며 "이 대표는 구속을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민주당을 향한 국민들의 냉철한 심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공천권을 무기삼아 민주당 의원들에게 부결시키라며 읍소를 가장한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제 확실히 답하라. 법치의 편에 설 것인지 이재명의 편에 설 것인지를 확실히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당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은 이재명과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민주당 비명계를 자극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민주당은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이재명 사법 리스크에 끌려가게 된다"고 민주당 비명계의 반란표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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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