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 결정, LK-99에 바늘처럼 박혀있어…대규모 투자 필요"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신물질 'LK-99'에 대해 바늘 같은 미세 결정립을 가진 상온 초전도체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LK-99 논문 저자가 "맞는 해석"이라고 밝혔다. LK-99에서 다른 물질과 섞여 있는 바늘 모양 1차원 초전도체를 분리하려면 또 다른 기술적 허들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적으로 활용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전망이다.


▲ LK-99 시연 영상 캡처

핀테크 스타트업 보나사피엔스의 김인기 대표는 최근 SNS에 "LK-99는 상온 초전도체도 맞고 새로운 강자성체도 맞다. 구리가 결정의 어느 납의 위치에 들어갔느냐로 결정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글을 올리고 "원저자들은 원래 생각보다 더 대단한 걸 발견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물리학 박사 출신 기업가다. 인하대에서 물리학 학·석·박사학위를 따고 포스텍 박사후연구원·연구부교수, 연세대 연구교수 등을 지내다 보나사피엔스를 창업했다. 물리학의 열확산 이론을 적용해 위험률 0을 만드는 자산운용 플랫폼이 사업 모델이다.

김 대표는 이후 올린 글에서 자신의 판단 근거를 설명하면서 "누구나 이 물질을 잘 구웠으면 바늘 같은 미세 결정립이 나와야 하고 이들이 섞여 있는 상태가 실제 얻게 되는 샘플"이라면서 "납인회석에서 납의 위치에 구리가 어떻게 치환되느냐에 따라 상온 초전도체, 강자성체, 부도체가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K-99 논문 저자 중 한명인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교수는 "이게 맞는 해석이다. 논문에서도 1차원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디지털타임스와의 비대면 인터뷰에서 "이 해석 대로 LK-99에는 초전도상(Diamagnetism·반자성)과 초전도가 아닌 다른 상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술 개발을 통해 다른 상을 얼마나 없애느냐가 관건이다. 초전도상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메커니즘을 보면, 금속에서 초전도로 전이될 때 불연속 점프가 관측된다. 전기저항 0은 초전도가 아닌 다른 상이 있으면 보기 어렵다. 0과 어떤 값을 평균하면 0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LK-99에 섞여 있는 다른 상을 없애면 전기저항 0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좋은 샘플에서 저항 0까지 측정됐고 중국의 한 그룹도 110K까지 저항 0을 측정해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LK-99에서 구리 원자의 중요성은 이번 논문에 또 한명의 저자로 참여한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도 인정했다.

오 교수는 디지털타임스와의 비대면 인터뷰에서 "구리가 매우 신비한 물질이다. 요동치는 성질이 매우 강하다. (LK-99 합성 과정에서) 제자리에 딱 들어가야 한다. 논문에 공개된 화학식과 물질은 100% 보장한다"면서 "다만 논문에는 원리만 제시된 것"이라고 밝혔다. 오 교수는 이어 "화학식은 같더라도 열 처리가 중요하다. 우리가 하는 방식대로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외부 연구진이 그 방법을 터득하려면 1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가 만든 공정보다 더 나은 공정이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탄소가 큐브(입방정계) 결정구조일 때 다이아몬드이고, 육박정계가 되면 흑연인 것같이 LK-99도 원료인 납, 구리, 인이 산소와 결합해 아파타이트(Apatite·육각기둥 모양으로 원자 배열이 반복된 형태) 구조를 가진다. 이때 구리는 첨가제로 미량 들어간다"면서 "납 아파타이트의 납 위치에 구리를 미량 첨가하면 LK-99가 만들어지는데, 구리는 납보다 이온 크기가 작아서 치환될 때 아파타이트 결정구조가 찌그러진다. 구리가 너무 많으면 아파타이트 구조가 깨져 다른 물질이 되고, 구리가 납의 다른 위치에 들어가도 찌그러지는 현상은 일어나되 초전도성은 없다. 구리가 정확한 위치에 치환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아파타이트 결정구조가 찌그러질 때 전자가 튕겨 나와 초전도 전자가 형성돼야 초전도체가 된다"고도 했다.

오 교수는 세라믹화합물 파우더를 실험실 수준에서 만들었으니 앞으로 파일럿 규모로 생산해서 필요한 곳에 공급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김현탁 교수는 LK-99에서 원하는 초전도체만 얻고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려면 대규모 자본과 제조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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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