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수도권 참패?'…이번주 여론조사 살펴보니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던 신평 변호사가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참패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신 변호사는 지난 3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이를 설명하면서 '공황 상태를 불러올 정도의 엄청난 결과' '수도권에서 거의 전멸'이라고 했다.
신 변호사의 이같은 주장은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이 주장의 근거는 있을까. 이번주 발표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신 변호사 주장과 현실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수도권에서 여야 어느 한 곳도 우세를 자신할 수 없으며, 수도권에서도 서울과 경기·인천의 여론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전국을 대상으로 한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2%, 민주당은 31%를 기록하며 1%p의 접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도권 민심은 전국평균과 차이가 있었다.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 38%, 민주당 29%로, 국민의힘은 오차범위(±3.1포인트(p))를 벗어난 9%p 차이로 민주당에 앞섰다.
반면 인천·경기에서는 국민의힘 26%, 민주당 33%로 민주당이 7%p 앞섰다. 서울에는 국민의힘이, 인천·경기에서는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7월31일~8월2일까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32%, 민주당 23%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3.1%p)를 벗어난 9%p 차이로 앞섰다.
이 조사에서 서울에서는 국민의힘이 34%를 기록, 21%의 민주당에 전국평균보다 더 큰 격차인 13%p 앞섰다. 인천·경기에서도 국민의힘은 31%로 26%의 민주당에 앞섰다.
민주당이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7월29~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40.9%, 국민의힘 39.1%로 두 정당간 격차는 오차범위(±2.2%p) 내인 1.8%p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민주당 42.4%, 국민의힘 35.2%를, 인천·경기에서는 민주당 45.3%, 국민의힘 34.5%로 조사됐다. 수도권 전체에서 전국 평균보다 더 큰 격차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앞선 것이다.
지난 7월27~28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44.3%, 국민의힘은 36.3%를 기록, 두 정당 간 격차는 오차범위(±3.1%p)를 벗어난 8%p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민주당 49.5%, 국민의힘은33.7%를, 인천·경기에서는 민주당 43.9%, 국민의힘 36.2%로 조사됐다. 서울에서는 전국평균보다 더 큰 15.8%p의 격차가 난 반면, 인천·경기에서는 7.7%p 차이로 전국평균보다 적은 격차를 보였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이유로 여론조사 전문가는 신 변호사 주장이 근거 없는 주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선거 예측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이 총선이다. 같은 도시에서도 갑과을 등 선거구에 따라 지역의 민심이 다르다"며 "지금 상황에서 수도권 전역의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이같은 여론조사를 실시했을 가능성도 낮다는 게 정치권의 시선이다. 현재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당무감사 등을 진행하면서 조직정비에 나선 국민의힘이 총선의 당선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총선을 앞두고 이같은 발언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여론은 물론, 인재 영입 등 국민의힘 총선 전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날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은 언론 공지를 통해 "신 변호사가 한 국민의힘 총선 여론조사 관련 발언은 완전한 허위 사실이다. 국민의힘은 해당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이 없다"며 "최소한의 확인도 거치지 않고 잘못된 가짜뉴스가 퍼진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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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