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 물렸다면 의심부터?...때이른 더위에 벌써 3배나 늘었다는데

올 들어 국내 말라리아 환자가 크게 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른 더위에 모기의 성장 속도와 활동이 빨라진 여파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 이상 많은 환자가 확인되면서 방역당국도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이 모기 분류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말라리아 환자는 173명에 달한다. 지난 해 같은 기간(53명)의 3.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가운데 국내 발생 환자는 137명으로 지난 해의 3배 규모로 급증했다.

말라리아는 열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모기매개감염병이다. 국내에서는 토착화된 삼일열 말라리아가 흔하다. 매년 400명 수준의 환자가 꾸준히 보고되며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모기의 주 활동 시기인 4~10월에 몰려 있다. 이 때문에 통상 하반기에 환자 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올해는 상반기부터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올해 국내 발생 말라리아 환자 5명 중 1명은 군인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67.2%)와 인천(10.9%), 서울(10.2%), 강원(5.1%) 순이었다. 역학조사에 따른 추정 감염이 많은 지역은 경기(파주시, 김포시, 연천군), 인천(강화군), 강원(철원군) 순으로 조사됐다.

질병청은 말라리아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올해부터 말라리아 군집 추정사례와 시·도 경보 체계를 도입했다. 위험지역에서 2명 이상의 환자가 30일 이내에 확인되고 환자 거주지 간 거리가 1㎞ 이내인 경우 ‘군집추정사례’로 분류해 집중관리하는 식이다. 현재까지 군집추정사례는 경기도 9건, 서울시 1건 등 총 10건이다. 경기도는 군집추정사례 중 가까이에 거주하는 환자가 3명 이상 발생한 파주시와 김포시에 지난 1일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

말라리아 감염을 예방하려면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4~10월 야간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야간에 외출해야 하는 경우에는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하고 모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모기에 물리지 않는 방법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해 말라리아 환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위험지역에 거주하거나 해당지역에서 야간활동을 하는 경우 말라리아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된 지역의 거주자는 관내 보건소에서 무료로 말라리아 신속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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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