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야당에 손발 묶여” 이재명 “1년 내내 야당 탓만”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에 대해 여야가 상반된 소회와 평가를 내놓았다. 지난 1년 국회가 소통과 협치에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을 서로의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집권여당으로서 부족한 점에 대한 지적, 잘못한 점에 대한 따끔한 비판을 엄중하게 새겨듣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를 돌아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며 "거대야당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년간 보여준 모습은 한마디로 '선수의 손발은 묶어놓은 채 어디 한 번 뛰어봐'하는 행태였다"고 야당을 겨냥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입으로는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힘들다고 하면서 경제 살리고 민생 챙기는 정부의 국정과제는 오만가지 이유를 붙여 반대만 일삼아 왔다. 소수 여당의 한계를 여실히 느낀 지난 1년이었다"며 국회 경색의 탓을 야당으로 돌렸다.

이러한 지적은 전날 윤 대통령이 밝힌 소회와도 맥을 같이 한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전 정권으로 인해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려고 했지만 "거야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정비를 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동시에 겨냥한 바 있다.

김 대표는 "거대 야당의 입법폭주를 막을 최소한의 힘이 우리 국민의힘에게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의 1년이었다"며 "저와 우리 국민의힘이 22대 총선을 11개월 앞둔 시점에 총선승리를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할 이유"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 민주당이 맞닥뜨린 악재에 대해서도 한 마디 보탰다. 김 대표는 "'사법 리스크, 돈봉투 쩐당대회 리스크'를 분식하기 위한 '입법 폭거'에 더해, 최근에는 '코인 리스크'까지 터졌다"며 "뒤로는 60억 코인을 주무르면서 구멍 난 양말 보여주며 가난한 청년 정치인 코스프레를 한 이에게 오늘도 국민 혈세가 쓰이고 있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에선 윤 대통령과 여당의 전 정부 탓, 야당 탓을 질책했다. 이날 대구를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가진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이 1년 내내 전임 정부 탓, 야당 탓만 한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4년 국정 역시 지난 1년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민생 고통에 아랑곳없이 초부자 특권 감세 정책을 강행했고, 주변 국가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해서 경제 위기 그리고 안보 위기를 자초했다"며 "경제는 추락하고 안보는 무너졌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국정 파탄을 막기 위해서 정치를,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며 "정치는 경쟁이어야 하는데 정쟁을 넘어서서 아예 전쟁이 되어가고 있다. 국민과 야당의 고언(쓴 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는 악화되는 길을 가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1년 윤 대통령은 단 한 차례도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와 만남을 갖지 않았다.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쇄신으로 국정동력을 되살려야 한다"고 주문하며 "(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서든 나라를 위해서든 누구든지 또 누구라도 만나야 한다. 야당 대표를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 정치 복원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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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