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검찰에 휴대전화 초기화해 제출…"새로 사서 정보 없는 것"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초기화된 휴대전화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한 다음 날인 30일 휴대전화를 제출했다.
다만 송 전 대표의 휴대전화는 연락처와 통화내역, 문자 메시지 등 정보가 초기화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선제출두했던 송 전 대표가 실제로는 '깡통' 상태인 휴대전화를 제출한 것에 대해 수사의 협조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본다.
검찰이 송 전 대표의 증거 인멸 정황을 의심하게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검찰은 지난 압수수색에서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내 일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가 포맷 혹은 교체된 정황을 포착한 것을 전해졌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송 전 대표의 주거지도 포함됐지만 송 전 대표는 나타나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전날 2일 검찰청 출입을 거절당한 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정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말했듯이 검찰에 수사권이 있으면 저희는 방어권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모든 것을 잡아다 가 별건 수사를 하고 없는 것도 만들어서 하고 있다"며 의혹을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송 전 대표 측근은 증거를 인멸하려고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를 새로 바꿔서 내용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측근은 "송 전 대표가 지난 24일 귀국 후 그날 밤까지 전화가 안 됐고, 다음 날 오후에 만났더니 휴대전화를 새로 구매해서 왔다"며 "저장된 번호가 하나도 없었고, 이전 휴대전화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송 전 대표 측 선종문 변호사는 "(초기화된 휴대폰 제출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수 없다"면서도 "헌법상 권리인 피의자의 방어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송 전 대표가 선제출두했던 것과 달리 강제수사에서 보인 일련의 대응이 "방어권의 범위를 초과한 행위"라며 "진정한 의미의 수사 협조라고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날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2명과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남지역본부장 등을 불러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주변 인물 조사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송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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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