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정도 울린 'SG 사태', 알고 보니 '다단계' 투자 의혹
금융당국이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사태' 수사에 나선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예견된 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관련자의 출국을 금지했다. 증권가와 투자자들 사이에선 투자를 빙자한 '다단계 사기', '폰지 사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하면 돈을 불려주겠다고 유혹해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증권가 "그럴줄 알았다", 피해자들 "투자 권하면 수익 공유한다고 해"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증권 업계 내에서는 최근 발생한 'SG증권 사태'에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 변동이 없고 거래량이 적은 일부 지주사를 중심으로 연이은 주가 상승이 나타났는데, 이 가운데 '다단계' 의혹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업계에서 근무하는 A씨는 "지난해 도시가스 업체인 '삼천리'와 '서울가스'가 연이은 상승세를 그리면서 업계에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발생한 가스 업계의 호재라는 해석이 이어졌다"며 "이후 전혀 관련 없는 '세방', '다우데이타'와 같은 종목마저 오르자 세력들의 움직임이라는 소문이 퍼졌다"고 전했다.
이 시기에 특정 직업군을 중심으로 다단계 매매가 횡행한다는 소문마저 돌았다. 현직 의사면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B씨는 "전문의들 사이에서 제대로 된 선수를 만났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지인 중에 'SG증권 사태' 피해자도 있다. 지인은 자신의 명의를 빌려줬고 수익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B씨에 따르면 지인에 투자를 권하면 일정 부분 수익을 공유했다고 한다. 다단계와 동일한 구조다.
가수 임창정씨도 같은 방식으로 돈을 맡겼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임씨는 올해 초 자신의 연예기획사 지분 일부를 50억원에 팔고 중 30억원을 이들에게 재투자했다가 최근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현직 펀드매니져인 C씨는 "금융 감독 기관에서 왜 지금 사태를 사후약방문으로 취급하는지 모르겠다"며 "현재 텔레그램을 중심으로 수많은 불법적인 매매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오른 종목들은 동종 업계와 전혀 다른 흐름이 몇달째 포착됐다"고 지적했다.
주가 조작일당 10명 출국금지 조치
이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폭락사태 일당으로 의심받는 10명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소속 특별사법경찰(이하 금융위 특사경)이 일부 종목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한 사전 조사를 통해 특정한 이들이다.
특사경과 검찰은 이들이 실제 주가를 조작했는지, 최근 일부 종목들이 하한가를 기록한 것과 연관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역시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한 투자자문업체를 수사 중이다. 해당 업체는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문업이나 투자일임업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 투자자문업체가 특사경의 조사 대상에 오른 이들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는 주가 조작 부분이 아니라 무등록 투자 일임업 여부에 대해서 수사 중"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24일 오전 9시 20분부터 외국계 증권사 SG증권을 통해 대량 매도 물량이 발생한 일부 종목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다우데이타,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선광, 세방의 주가가 대다수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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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