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이야말로…” 한동훈, 5분 동안 민주당 의원 5명 역공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 앞에서 최근 자신과 설전을 벌였거나 자신을 향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다수를 언급했다. 본회의장으로 향하기 전 단 5분, 8개의 질문을 받은 한 장관의 답변 880자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한 역공으로 채워졌다. 최근 "야당과 지나치게 싸우려 한다"는 태도에 대한 비판이 야권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지만, 한 장관은 아랑곳없이 야당을 향한 공격수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한 장관이 언급한 첫 번째 대상은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었다. 김 의원이 자신을 두고 '조선제일검이 아닌 조선제일혀'라고 지적한 데 대해 한 장관은 "검사 때 저를 조선제일검으로 부르셨던 건 다름 아닌 민주당 쪽 분들"이라며 "저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데 그분들이 저를 부르는 이름이 많이 달라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덕담하신 것으로 생각한다. 저도 덕담해 드리자면, 거짓말을 끊기 어려우시면 좀 줄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비꼬았다.
법무부에서 최근 '검사 출마 제한법'에 대해 법무부가 반대 입장을 낸 것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이번엔 최강욱‧이탄희 의원을 이어서 언급했다. 한 장관은 "시간이 좀 지나 많이들 잊어버리신 것 같은데, 바로 그 법은 최강욱 의원이 윤석열 당시 후보자를 출마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발의했던 소위 '윤석열 방지법'이었다"며 "당시 국회 전문위원들조차 위헌성이 크다고 보고서를 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민주당 이탄희 의원실에서 그 의견을 다시 요청해 검토 의견을 드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교롭게도 이탄희 의원이야말로 더 중립성이 요구되는 판사를 하다가 그만두시고 얼마 있다가 국회의원 하신 분"라고 말했다.
3일 대정부질문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인 박용진 의원을 향한 질문에도 한 장관은 날선 답변을 내놓았다. 박 의원이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장관에 대해 "초등생 말싸움 화법"이라고 평가한 것과 관련해 한 장관은 "국회에선 자기 잘못 지적받으면 호통치고 고압적으로 말을 끊고 그냥 넘어가자 하시더니, 끝나고 나면 라디오 달려가서 욕하고 뒤풀이 하는 게 요즘 민주당 의원들 유행인 것 같다"고 반응했다.
3일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에게 '애창곡'과 같은 질의가 이어진 것과 관련해 기자의 질문도 이어졌다. 이날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에게 '애창곡이 있느냐'고 질문하고 "한 장관의 애창곡은 김수희의 《애모》인 것 같다"며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라는 노래 가사를 읊은 바 있다. 김건희 여사 수사에 대해 소극적인 검찰을 비판하는 과정에서였다.
이에 한 장관은 "국민께서 제 애창곡을 궁금해하실 것 같지 않다. 그런 의미 없고 누구를 모욕주기 위한 질문을 국민들이 보시고 판단하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여권 지지층 사이에선 여전히 한 장관의 이러한 공격수 모드에 대해 '사이다'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공격적이다' '중도층 민심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지난 3일 한 장관은 기자들 앞에서 "이런 충고들은 공직자가 어떻게 하면 정치인 개인으로 성공할 수 있는지, 정치적 처세술에 대한 것 같다"며 "그런 것 생각 않고 최선을 다해 할 일을 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한 장관은 최근 자신을 둘러싸고 송파병 출마설이 도는 것과 관련해 "최근에 송파구 쪽을 가본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면서 "보통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 뭔가 비슷한 근거가 있어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정치권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신기했다"고 답했다. 송파로 이사했다는 소문에 대해선 "최근 재산등록에 제 집 주소가 나온다. 당연히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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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