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돈으로 주지” 대통령 말에 한달 30GB 무료 ‘생색’, 이용자 뿔났다

“무제한 요금제 쓰는 사람들은 30GB나 되는 데이터를 어떻게 다 쓰라는 거죠? 데이터 못 쓰면 요금제 깎아주나요?” (직장인 이모 씨)

“한달 내내 보지도 않는 유튜브 틀어 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이월도 안 되는 데이터 주고 생색 내려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 박모 씨)

‘주고도 욕 먹는’ 상황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전날인 15일 전 국민 통신비 부담 완화 차원에서 3월 한 달 간 30GB의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고객들은 사실상 혜택을 보기 어렵고, ▷적지 않은 데이터를 이월해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요금 인하와 같은 실질적인 혜택을 달라”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동통신 3사가 3월 데이터 30GB를 무상 제공한다

전날 통신3사가 발표한 데이터 무상 제공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관련 기사와 온라인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통신비로 인한 가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통신3사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30GB나 되는 데이터를 여러 달에 걸쳐 나눠 쓰게 하는 것도 아니고 한 달 안에 다 쓰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만 계속 틀어 놓으라는 소리”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의 반응은 더욱 싸늘하다. “30GB 데이터를 쓰고 싶어도 이미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어 쓸 수가 없다”며 “차라리 이용료를 깎아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통신사들은 전날 보도자료 등을 통해 휴대전화 전체 가입회선 5030만명의 67.1%인 3373만명(알뜰폰 사용자 제외)이 이번 혜택의 직접적인 수혜 대상 될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실제로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이용자수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통신3사의 무상 데이터 제공에 따른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통신비 인하’와 같은 직접적인 절감 혜택이 취지에 더 맞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40~100GB 요금제 신설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동안 통신사들은 데이터를 아주 적게 쓰거나, 많이 쓸 수밖에 없도록 하는 극단적인 요금 정책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8월 월 24~31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5만~6만원대의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여전히 40~100GB 구간 요금제는 비어있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통신3사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 상반기 중 40~100GB 구간의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5G 일반 요금제보다 저렴한 시니어 요금제도 출시하고, 고령자 연령대별로 혜택을 세분화하는 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