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코스프레" "사기업이면 집 갔어야"…與, 文정부 코레일 사장 '난타'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나희승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을 두고 국회에선 사퇴 압박이 이어졌다.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나 사장이 잇단 철도 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코레일의 과징금이 18억원이다. 조직에 엄청난 해를 끼치고 있는데, 정상적인 경우라면 사표를 내는 것이 맞다"며 "기관장으로서 기본 자세가 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 사장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 내년에 총선 공천을 받으려고 그러는 거냐"고 질타했다. 이에 나 사장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서 의원에 앞서 질의에 나선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은 "자진사퇴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책임을 인정한다는 결과가 나올까봐 사표를 내지 않는 것이냐"고 물었다.
나 사장은 "개인이 연연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코레일 대표 이사로서 사고에 대해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정확한 소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재발 방지 대책은) 철도공사가 하는 것인데, 사장이 끝까지 남을 필요가 있느냐. 사표를 못 내겠다는 이야기냐"며 거듭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나 사장은 "공사의 안전 체계를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끝까지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진 사퇴가 없다는 뜻을 에둘러 밝혔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2005년에 철도청에서 철도공사로 전환한 다음에 10명의 사장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다음 정부의 부담을 덜기 위해 사퇴했다"며 "여야,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철도 사고도 역대급이었고, 경영실적도 최악이었다"며 "만약 사기업이면 옷 벗고 집에 갔어야 하는 수준인데, 공기업이라 임기 운운하면서 끝까지 버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야당에서는 잇단 철고 사고의 책임이 국토부에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개월 동안 국토부와 코레일이 내린 진단 시행 조치를 살펴 보면 젊은 청년에게 부끄러워하고 미안해야 한다"며 "사장 하나 쫓아낼 것을 골몰할 것이 아니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토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라며 "지난해 본 의원이 올린 현대화 예산도 반영되지 않았다. 내년이라도 검토해서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휘 작업 책임을 지고 있고, 감찰해서 개선 조치를 하고 있다"며 "시설물 포함해서 근무 조 투입 등 모든 문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처방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는 오는 27일 회의에서 국토교통부가 상정을 요청한 나 사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심의한다.
공운위가 나 사장 해임을 의결하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게 된다. 이후 임명권자인 윤 대통령이 해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국토부는 나 사장이 잇단 철도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 사장은 문재인 정부 말기 임명돼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았지만, 국토부는 오봉역 사망 사고와 영등포역 무궁화호 탈선 사고 등 책임을 물어 지난해 말부터 해임을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만 KTX 등 세 차례 탈선 및 사망사고 3건이 발생해 국토부는 지난달 말 코레일에 역대 최고 과징금인 18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이날 전체 회의에서 어명소 국토부 제2차관은 "지금 철도공사에서 유례없는 탈선 사고가 많이 났고, 사장의 책임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장관도 "사장 한 사람의 해임이 문제가 아니라, 철도 사고가 날 때마다 (코레일은) 남 탓하고 예산 탓하고 인력 탓을 하고 있다"며 "안정 정상화를 위해 여러 조치를 해야 하는데, 리더십부터 정상화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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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