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상민 탄핵안’ 통과시 차관 교체 ‘맞불’ 검토
윤석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할 경우 장관급 실세 인사로 행안부 차관을 교체해 정면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시점부터 헌법재판소에서 결론이 나기 전까지 이 장관의 직무는 정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행안부 차관의 교체를 검토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민주당의 일방적인 탄핵소추안 처리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의도다.
여기에다 실세형 인사를 기용해 이 장관의 공백을 메우고, 탄핵안 국회 가결로 흔들릴 수 있는 행안부 조직을 안정시키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안을 단독 처리하고, 그에 맞서 윤 대통령이 행안부 차관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맞불을 놓을 경우 여야 충돌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당은 6일 이 장관에 대한 탄핵안 강행처리를 행동으로 옮겼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이 장관 탄핵을 당론으로 정한 뒤 국회에 탄핵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안은 본회의에서 보고됐다. 민주당과 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 3당 의원 176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본회의에서 “이 장관 탄핵안이 제출됐다”면서 “교섭단체 대표의원들은 국회법에 따라 (탄핵안이) 심의될 수 있도록 의사 일정을 협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시점에서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이 장관 탄핵안을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탄핵안은 재적의원 3분 1 이상 발의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현재 국회 과반인 169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혼자 힘으로 이 장관 탄핵안 가결이 가능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59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대형 참사가 발생했는데도 정부에서는 그 누구도 책임 있게 사과하거나 물러나지 않았다”면서 “이제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할 때”라고 탄핵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행안부 차관 교체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전략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이 직무정지 상태에 빠지더라도 이 장관만큼 현 정부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실세 차관을 내세워 민주당의 정치공세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실세형 인사의 기용을 검토하는 것은 이 장관의 공백을 메우고, 탄핵안 국회 가결로 흔들릴 수 있는 행안부 조직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 인사를 신임 행안부 차관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한창섭 현 행안부 차관은 정통 행정 관료 출신으로 실무형 인사”라며 “ “윤 대통령이 실무형 대신 장관급 실세형 차관을 검토하는 것은 민주당의 일방적 공세에 맞서고, 행안부를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여권의 기류도 강경하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 장관이 무슨 법을 위반했나. 탄핵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이재명 대표를 정치적으로 탄핵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행안부 차관 교체로 정면승부를 걸 경우,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해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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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