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수 반토막 났다”…서울 택시요금 인상에 기사도 울상


1일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오른 가운데 택시 기사들도 줄어든 손님 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김성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무처장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 인터뷰에서 “(택시 기사들이) 손님이 떨어져서 난리다. (요금이 오르니까) 손님이 한 반절 정도는 줄었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김 처장은 “택시 이용을 기피하는 현상은 작년부터 시작됐다”며 “작년에 호출료가 인상됐고, 같은해 12월 1일부터는 심야할증 시간이 연장되고 할증률도 2배로 늘어났다. 여기에 기본요금이 1000원으로 전례없이 대폭 인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승객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은 항상 있었는데 통상 2~3개월 정도면 수요가 회복돼 조정됐다. 그러나 이번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요금이 잇따라 인상됐고, 인상폭이 전례없이 높다. 또 물가 부담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회복될 건지는 추이를 봐야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김 처장은 이번 택시요금 인상이 서울택시에만 적용되면서 인천·경기 택시기사들이 차별을 받게 됐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경기나 인천에서는 요금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3월에 조정한다는데 그것이 동일해지면 해소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인천·경기는 사업 구역은 다르지만 생활권은 같아서 요금체계가 같아야 한다”면서 “과거에는 같았는데 요금 조정이 지방자치단체별로 되다 보니 요금 조정 시기가 다르다. 그사이에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택시요금 인상이 심야택시 대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택시업계에서는) 원래 택시 대란을 ‘인력 대란’으로 규정했었다. 법인택시 기사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국토교통부나 서울시에서는 법인택시의 공급대수를 늘리거나 기사들을 충원하는 대책이 아니라 다른 대책을 들었다”며 “요금을 올려 수요를 떨어뜨리고 개인택시 규제를 풀어 공급대수를 증가시키는 방식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인택시의 경우 불만이 팽배하다. 수요가 떨어지다 보니 법인 기사들 수입 증가 효과가 적은 문제도 있는데 택시 대수가 늘어났다. 그래서 (개인택시) 규제 문제와 관련해 갈등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인택시 기사들이) 이중고에 빠져 택시를 그만두고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택시 대란’ 해법과 관련 “항상 얘기하지만 요금 인상만으로는 안 된다. 요금을 인상하면 그 인상분이 어떻게 법인택시의 실질임금을 인상하는 쪽으로 반영될 것인지 정책들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조례를 만들어 정부에서 일정하게 실근로시간에 상응하는 최저임금이나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지원책들이 마련돼야 한다”며 “(택시비) 부담이 커진 만큼 서비스도 개선되고 편하게 운행할 수 있는 택시가 돼야 하는데 법인택시 기사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다 보니 이런 문제들이 계속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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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