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모른다면서'…김성태-이재명 측근들, 모친상 때 각각 대리 조문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9년과 2020년 각각 모친 상을 당했을 당시 서로의 측근들이 대리 조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 전 비서실장 A씨는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진술했다.
이 대표(당시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었던 B씨는 김 전 회장과 친분이 없는 사이임에도 경기도를 대표해 장례식장을 찾았다고 A씨는 진술했다.
그는 'B씨가 어떤 이유로 조문을 온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세부 내용은 모르고 김성태 회장이 B씨를 안내해달라고 지시해서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모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대답했다.
조의금은 B씨가 본인 명의로 냈고, 이 대표가 보낸 조의금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역시 2020년 3월 이 대표 모친상에 측근인 방용철 부회장을 조문 보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본인이 직접 조문할 경우 위험하다고 판단해, 측근을 대신 보낸 것이라는 취지로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 부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김 전 회장과의 통화에서 "이 지사가 고맙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사실을 토대로 양측의 연관성을 면밀하게 확인할 계획이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은 애초 서로 모르는 사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9년 1월 중국에서 북한 측 인사와 함께한 자리에서 이화영 부지사가 이 대표와 통화 중 나를 바꿔줬다"며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의 2018년 공직선거법(허위사실 공표) 위반 사건을 맡은 이태형 변호사와 함께한 2019년 12월 술자리에서도 그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변호사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이 대표 변호사비를 대신 받았다는 의심을 받는 인물이다.
다만 이 변호사는 당시 술자리가 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며, 이 대표와 김 전 회장 전화를 연결해줬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4천500억원 상당의 배임 및 수백억원에 달하는 횡령 ▲200억원 전환사채 허위 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800만 달러 대북 송금 의혹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3억여 원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직원들에게 PC 교체 등 증거인멸 교사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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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