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1위, 나경원 2위”…단숨에 뒤바뀐 與 ‘당심 1등’
순식간에 국민의힘 ‘당심 1등’이 바뀌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굳건히 지키고 있던 1위 자리를 김기현 의원(사진)에게 내준 것이다.
18일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과 10%p 넘게 차이를 벌리며 선두를 차지했다.
뉴스핌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430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로 적합한 인물을 물은 결과, 김 의원이 35%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나 전 의원은 23.3%, 안 의원은 18%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유승민 전 의원 8%, 윤상현 의원은 1.2%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4.7%다.
같은 날 공개된 다른 기관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2%) 국민의힘 지지층 397명에게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에 대해 물은 결과, 김 의원이 35.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나 전 의원 21.6%, 안 의원 19.9%, 유승민 전 의원 7.4%, 황교안 전 대표 3.7%, 조경태 의원 2.5%, 윤상현 의원 1.5% 순으로 나타났다. 직전 같은 조사(12월 27~29일)보다 김 의원은 20.3%p 급상승한 반면, 나 전 의원은 9.2%p 하락한 것이다.
스트레이트 뉴스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여당 지지층 지지도 1위는 김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2007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물었다. 이 중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836명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김 의원이 34.3%로 1위였다. 이어 나 전 의원 22.8%, 안 의원 15.4%, 유 전 의원 7.8%, 황 전 대표 6.3%, 윤 의원 2.7%, 강신업 변호사 1.9% 순이다.
이념 성향별로 김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이 다수인 보수층 응답자 561명의 지지도에서도 32.3%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 전 의원은 22.1%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안 의원 12.9%, 황 전 대표 6.0%, 윤 의원 2.8%, 강 변호사 2.5%로 집계됐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한결같이 ‘당심 1위’를 차지하던 나 전 의원이 김 의원에게 1위 자리를 뺏기게 됐다.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처음으로 꺾은 것은 지난 14일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로 지난 12~13일 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을 지지하는 비율은 32.5%로 나타났다. 나 전 의원은 26.9%로 그 뒤를 이었다.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의 격차는 5.6%p로 오차범위 내(±4.3%포인트)에서 김 의원이 앞섰다.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추월하고 단숨에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나 전 의원을 향한 친윤계의 압박과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직 해임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윤석열정부에 도움되지 않고 오히려 갈등만 조장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당심이 김 의원 쪽으로 기운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당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만을 바랄 것이다. 그리고 내년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길 원할 것”이라며 “하지만 나경원 전 의원이 갈등을 일으키며 정부와 마찰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마음이 돌아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평론가는 “더 나아가서 당원들은 ‘나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윤석열정부의 발목을 잡겠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며 “대통령실과 갈등이 커지고 국정운영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앞서 설명한 것들이 나 전 의원 지지층이 빠지고 김기현 의원 쪽으로 붙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전당대회까지 두 달 좀 안 되게 남았는데, 그사이에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든다면 상황은 역전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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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