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노인은 누군가의 과거가 아니고 누구나의 미래다

필자는 이글을 쓰기전 나훈아콘서트에 다녀왔다. 나훈아는 필자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가수중의 한명이며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나이를 잊은 모습으로 정말 열정적인 가수활동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콘서트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나이든 사람들 즉 노인들이 저렇게 나이를 먹어도 대접받고 사는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며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199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45차 유엔총회에서는 날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 문제에 대하여 세계적·국민적 관심을 고취하고 노인에 대한 공경과 감사한 마음을 새기기 위하여 10월 1일을 ‘세계노인의 날’로 제정하였으며, 다음 해 10월 1일 전 세계 유엔사무소에서 제1회 세계노인의 날 행사를 거행했다.

대한민국은 1997년 노인복지법 제6조(노인의 날 등)에 따라 노인의 날을 제정하되 세계노인의 날인 10월 1일이 국군의날과 겹침에 따라 다음날인 10월 2일을 노인의 날로 결정하고, 10월을 경로의 달로 지정하였다.

10월 2일 노인의 날은 경로효친사상을 앙양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및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백발(白髮)은 노인의 자연스러운 멋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백세 시대에 오래 사는 세상이라 이제는 흰머리가 그렇게 자연스러운 멋으로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으로 통할 만큼, 우리 사회 전체가 예절이 밝은 나라로 알려져 왔다. 예절이 밝은 나라로 알려진 가장 큰 덕목은 바로, 어른과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다.

이는 어버이에 대한 효도(孝道)예절이 그 중심에 있었다는 것이다. 즉 우리 사회가 지탱해온 가장 중요한 근간이 바로 부모에 대한 효사상(孝思想)이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를 바탕으로 나랏님에 충성하며, 애국심과 민족애를 중요시 했다.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충효사상(忠孝思想)은 인간만이 행할 수 있는 특권이다.

인간이 짐승과 구별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머리를 하늘로 향하고 똑 바로 직립보행할 수 있는 것이고, 두 번째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고, 세 번째 바로 이런 충효사상(忠孝思想)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동물과 구별될 수 있는 가장 기본이고, 또 뭐니뭐니해도 효(孝)를 바탕으로한 사회생활에서 인간 상호간에 지키는 예의범절(禮儀凡節)이 아닐까 싶다.

물론 사람이 살아가면서 예의범절을 다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인간생활의 다양성에 따라서 예의범절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것은 우리가 살면서 스스로 잘 지키기도 하지만, 어떤 것은 본의 아니게 어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끔은 위반도 하고, 반대되는 행위를 일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대한민국 노인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노인(老人)을 식당이나 카페에서 ‘물 흐린다’라며 문전박대하고, ‘그 나이엔 원래 아파요’라며 자식도 마음의 상처를 주며, ‘틀딱충’(틀니를 끼는 노인을 비하하는 신조어), ‘꼰대’(세대를 비난할 때 쓰는 표현) 등 노인 비하의 말들이 우리의 일상에 만연해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인(老人)이라는 단어를 사전적으로 해석하면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이다. 하지만 또 다른 뜻을 찾아보면 ‘노련하다, 익숙하다’라는 의미가 함께 표기되어 있다.

이처럼 사전에는 함께 나와 있지만 많은 사람에게 전자인 노인(老人)의 의미로 ‘나이가 많고 할 일 없이 가정과 사회에 부담만 주는 세대’라는 시대정신과 시대 문화로 자리 잡은 것 같아 안타깝다.

필자는 노인(老人)을 누구나 생각하는 ‘나이가 많은 늙은이’로만 보지 않고 ‘나이를 먹는 만큼 모든 일에 노련하고 익숙한 사람’으로 보았다. 즉 노인이 되면 풍부한 경험과 경륜, 지혜로서 이웃과 사회를 선도하는 선배, 스승, 연장자, 원로로 생각해왔기 때문에 노인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지금까지 한평생을 노인을 가장 사랑하며 노인과 함께해오지 않았나 싶다

언제부터인가 젊음은 칭송받고 늙음은 폄하되어 ‘나이보다 젊어 보이시네요’가 덕담이 된 지가 오래다. 늙음이 현명함과 지혜를 뜻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상황은 무척이나 달라졌다.

왜 이런 현상이 만연한지 짚어보니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가 보편화한 시대가 되면서 나이 듦 즉 연륜의 가치를 잘 몰라서인 것 같다. 노인이야말로 우리에게 소중한 생명을 주신 존재이며 우리 미래의 모습이고 삶이란 것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이 건강을 지키며 장수하고, 또는 죽지 않고 오래살려는 것은 본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즉 오래 살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령화에 대비한 정책개발도 아주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의 미풍양속(美風良俗)인 어버이에 대한 효도와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도 계속 이어져가야 할 것이다.

노인은 필자와 우리에게 결코 지나간 세월이 아니다. 앞으로 살아가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희망과 횃불이고, 미래가 될 것이며, 모두가 행복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모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고 걸어가야 할 길이다. 그리고 살아있는 역사가 될 것이다.

노인은 단순히 나이가 많은 것이 아니라 인생의 뿌리이자 근간이다. 정체성이고 삶과 인생의 흔적이며 성공한 완성된 인간이다. 역사의 산증인이고 인류의 보배이며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다. 노인이 남긴 흔적과 발자취와 교훈은 역사 속에 영원히 존재하는 소중한 가치로 빛날 것이다.

노인은 나의 과거가 아니고 미래이며 노인의 흔적은 인류의 영원한 희망으로 빛과 소금이 되어 남게 될 것이다.

이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게 말하고 싶다 지금 여러분 앞을 보라. 미소 짓고 익어가는 성숙하고 완성된 인간의 모습으로서 경륜과 지혜로 무장된 아주 멋진 노인(老人)이 여러분을 손짓하고 있을 것이다. 노인(老人)은 나의 과거가 아니고 나의 미래다.


이경주 뉴스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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