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당대회 ‘당원투표 100%’ 공식화…비윤 “윤핵관만의 축제”
국민의힘 지도부가 차기 전당대회 대표 경선 때 ‘당원투표 비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15일 공식화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사진 오른쪽) 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유럽의 내각제 국가들과 미국의 경우 전당대회 의사결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채택한 국가가 어디에도 없다”며 “전대는 당의 총의를 묻는 자리지, 국민 인기를 묻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진로는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책임당원들에게 당의 미래를 결정할 지도부 선출을 맡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시 당원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70%와 30%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당원투표 100%로 대표를 뽑아야 한다”며 전당대회 경선 규칙 개정을 주장한 친윤계의 논리에 힘을 보태는 메시지인 셈이다.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방향으로 규칙이 개정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에게 불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이날 공개 발언에서 이같은 분석을 반박했다. 그는 “1년 6개월 전 전대에서 우리 당 책임당원은 28만명이었지만 오늘(15일) 현재 책임당원은 79만명으로 세 배로 늘었다”며 “20·30·40대 당원은 전체의 약 33%다. 50대 이상 연령층이 책임당원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인구 대비 20∼40대 비율이 약 41%인 점과 비교하더라도 (당원 중 20~40대 비율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당원투표 100%로 해도) 누구에게 불리하고 누구에게 유리한 당원 구성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과 당내 주류인 친윤계는 현행 7대 3(당심 7: 민심 3)의 전당대회 룰을 8대 2나 9대 1 혹은 아예 당심100%로 개정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당의 주인인 책임 당원들 손으로 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논리이지만 비윤계인 유승민 전 의원을 밀어내기 위한 작업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정진석 비대위원장 등이 "유럽과 미국 등에서 여론조사로 당대표를 뽑는 나라는 없다"며 전당대회 룰 개정의 뜻을 밝히자 "이는 유승민 공포증"이라며 "미국의 주식이 쌀이 아니라고 우리도 먹지 말아야 하냐"고 강력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사이인 김 의원은 15일 자신의 SNS에 정 비대위원장이 이날 비대위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유럽 미국 등도 그렇고 전대 의사결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채택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 부분을 소개했다.
김 의원은 정 위원장 말을 빗대 "미국, 유럽에서 쌀이 주식인 나라는 없다"고 한 뒤 "그럼 우리도 쌀 먹으면 안 되나"라고 따졌다.
또 "미국, 유럽에서 박수로 당 대표 대행을 정하는 나라도 없다"며 박수로 비대위원장을 추인받았던 정 위원장을 비틀었다.
김 의원은 앞선 글에서도 "2004년 이후 18년간 우리 당은 국민 여론조사를 50~30% 반영해왔다"며 "전대룰 변경에 어떤 장식을 해봐도 유승민 공포증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고 친윤(친윤석열) 측 움직임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18년간의 전당대회는 당원의 축제가 아니라 당원의 장례식장이었느냐"며 전당대회를 당원축제로 만들기 위해 룰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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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