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맞은 '대하' 먹고 사망.. 치사율 50% 감염증 때문
새우는 9~12월에 맛이 좋고 크기도 크다. 이 시기의 새우는 대하라고 불리는데 현재 전국 곳곳의 항구에서 대하 축제가 한창이다. 그러나 생새우를 먹거나 손질할 때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 때문이다. 국내에서 생새우를 먹은 후 비브리오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전북에서 비브리오패혈증으로 숨지는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10월에만 군산과 전주에서 비브리오패혈증으로 2명이 숨졌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피부 점막을 통해 비브리오균에 감염됐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가볍게 지나가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당뇨병, 간질환 등을 앓고 있는 사람에겐 치사율이 약 50%에 이른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에선 총 51명의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발생했는데 그중 2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브리오패혈증은 감염 통로가 다양하다. 오염된 어패류라고 하면 상한 조개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모든 살아있는 해산물이 비브리오균 감염 통로다. 양식이라도 더 안전한 것도 아니다. 비브리오균을 항생제로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실제 새우를 양식할 때 세균성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가장 많이 보고된 게 비브리오균이다.
주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먼저 익히지 않은 새우를 손질할 때 날카로운 부분에 찔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머리, 뿔, 꼬리 등이 대표적인데 두꺼운 장갑을 끼고 손질하는 게 좋다.
대하를 포함한 해산물을 섭취했거나 바닷가에 다녀온 후에 패혈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발열, 오한, 설사, 구토, 하지 부종, 발적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상당수 환자가 발병 48시간 이내에 사망하므로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되도록 날것으로는 먹지 않는다. 특히 비브리오패혈증 고위험군인 간질환자(만성 간염, 간경화, 간암), 당뇨병 환자, 알코올 중독자, 면역저하자 등은 소금구이 등으로 조리해서 먹는 게 좋다. 비브리오패혈증을 유발하는 비브리오 균은 85℃ 이상의 온도에서 충분히 가열하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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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