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아나바다' 지적 후 터진 "니나 가만히 계세요" 고성
[국감-복지위] '대통령 발언 침소봉대' 주장한 국힘 강기윤 의원, 김원이 의원 지적에 발끈
김원이 의원 : "동료 의원 발언을 품평하는 게 어떻게 의사진행발언입니까."
강기윤 의원 : "(마이크 꺼진 상태) 위원장한테 얘기한 거에요."
김원이 의원 : "저도 위원장한테 얘기한 거에요."
정춘숙 복지위원장 : "자. 강기윤 의원님. 기다리세요."
김원이 의원 : "좀 가만히 계세요."
강기윤 의원 : "니(너)나 가만히 계세요."
5일 열린 보건복지부 대상 국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장에서 거친 고성이 오고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9월 27일 어린이집 현장방문 당시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의 줄임말)' 운동의 뜻을 교사에게 묻거나, '아주 어린 영유아는 집에만 있는 줄 알았다'는 취지의 실언을 한 데 대한 논란에 대해서였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이 복지부의 사전 준비자료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채 현장을 방문해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했다
조 장관은 이에 "복지부의 실무안이고 이걸 토대로 대통령실에서 별도로 실정에 맞게, 대통령실의 다른 부서의 의견을 들어서 최종안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저희가 보낸 실무자료 중 어떤 게 올라간 것인지 모르고, 이런 자료를 올려도 대통령이나 수석들께서 그때 상황에 맞춰서 말하시고 행보하시기 때문에 저희 실무자료를 토대로 (대통령이) 판단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행사는 왜 하는지를 알고는 나오셔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장관이 그렇게 대통령 감싸지 마시고 충언을 하라. 보내드리는 자료를 읽고 나오시라고 꼭 말하라"고 촉구했다.
강기윤 "야당, 침소봉대해 얘기... 대통령의 의중 모르지 않냐"
정작 사달은 그 직후 이어진 복지위 국민의힘 간사 강기윤 의원의 의사진행발언부터 발생했다. 그는 "대통령이 '0~2세 보육하는 것도 모르느냐' '아나바다도 모르느냐'고, 침소봉대해서 (야당이) 말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또 "(야당은) 왜 보건복지와 아무런 관계 없는 얘기를 갖고 '참사'라고 하느냐"면서 "대통령의 의사와 반하는 내용을 왜 이렇게 국감 통해 정쟁화 하는데, 이에 대해 위원장님이 제대로 해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원이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강 의원의 발언은 명백히 선을 넘었다. 동료 의원이 복지부 상대로 질의한 내용에 대해 왜 품평을 하시나"면서 "그리고 본인은 본인 질의시간에 대통령을 옹호하시든, 복지부를 옹호하시든, 그 발언을 설명하시든 본인 시간에 하시면 된다"고 반박했다.
강 의원은 이에 마이크가 꺼진 상황에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김 의원과 설전을 주고 받았다. 특히 김 의원이 "(제 발언시간엔) 좀 가만히 계시라"라고 했을 때, 강 의원이 "니(너)나 가만히 계세요"라고 맞받으면서 상황은 더 소란스러워졌다.
김 의원은 "지금 뭐라고 하셨나. 정정할 기회를 드리겠다"면서 사과를 요구했지만, 강 의원은 "내가 '니'라고 왜 못하나" "당신이 나를 훈계할 수 있어요?"라고 맞섰다.
결국, 이날 오전 복지위 국감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정회됐다.
한편, 강 의원은 이날 오후 속개된 국감 때 "본의 아니게 저의 발언으로 인해서 잠시 정회가 진행됐다"면서 사과했다. 그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동료 의원 발언한 것에 대해 코멘트를 달고 부연설명을 하고 적절하지 않은 표현들, 개인의 어떤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인해서 정회된 데 대해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김원이 의원에게 굉장히 죄송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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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