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재판에 넘겼다..벌금 100만원 이상 땐 의원직 상실
백현동 허위발언 등 혐의
공소시효 하루前 불구속기소
검찰이 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고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공소시효 만료 하루 전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현)는 8일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2월 22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핵심 관계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는 등의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처장은 수사기관 조사를 받던 지난해 12월 21일 성남도개공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한 이 대표의 발언도 허위라고 판단해 이날 함께 기소했다. 이 대표는 작년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가 일정 수익을 확보하고 업무시설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李 '사법 리스크' 현실화…벌금 100만원 이상 땐 의원직 상실
"李, 故김문기 몰랐다지만…허위 입증할 자료 충분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둔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이 대표에게 적용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법원에서 인정되면 국회의원직 당선이 무효로 돌아갈 수 있다. 법원 판단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민주당이 “있을 수 없는 정치탄압”이라며 전면전을 선언하고 나서 여야 갈등도 격해질 전망이다.
○검찰 “허위사실 공표 맞다” 판단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는 발언과 관련해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에도 김 전 처장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의 휴대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 유가족이 공개한 사진, 육성 녹음 자료, 관련자 등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이 결론 내렸다. 대선 당시 최대 이슈였던 대장동 사건 연루 의혹을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거짓말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한 이 대표의 발언도 허위사실이라고 봤다. 이 대표는 작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 국토부의 협조 요청은 있었지만, 강제성이나 협박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검찰은 감사원 감사 결과 등을 토대로 기소 결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으로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입증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를 받는 부인 김혜경 씨와 관련해선 측근인 전 경기도청 공무원 배모씨를 이날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김씨의 선거법 위반 혐의는 추후 처리할 전망이다.
○임기 내 결론 날까 주목
재판에서 이 대표의 혐의가 인정되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공직선거법은 이 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확정받으면 5년간 피선거권을 잃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차기 대선 출마도 막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경우 당연퇴직 대상이 된다.
아울러 민주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대선 비용 약 434억원도 반환해야 한다.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2024년 5월 전에 판결이 확정될지도 관심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범 재판은 다른 사건에 우선해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 공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6개월 안에 1심 판결을 선고하고, 2심과 3심 역시 원심 판결 후 3개월 안에 선고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별도의 강제 규정은 없어 실질적으로는 이 기간에 판결이 나오지 않는 사례도 있다. 일례로 송철호 전 울산시장 등은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2020년 1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아직 1심 판결이 선고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대표의 사건은 송 전 시장 사건처럼 쟁점이 복잡하지 않아서 심리가 길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대표는 제1 야당의 대표직을 맡고 있어 의정 활동은 물론 당 안팎의 여러 업무로 재판 출석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재판 진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에 관한 재판에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경우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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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