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종부세 개정안' 통과..'11억이상-1주택자' 30만명 혼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1일 일시적 2주택자 주택 수 제외 특례와 고령자·장기보유 납부유예를 내용으로 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약 18만 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주택자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특별공제 금액을 기존 공시가 11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는 방안은 처리되지 못하면서 공시가 11억 원 이상 1주택자와 부부 공동명의자들은 연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주택 수 특례·고령자 장기보유 납부유예만 통과
기재위를 통과한 종부세법 개정안의 핵심은 이사를 목적으로 신규 주택을 취득했지만 기존 주택 처분이 늦어져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 상속주택을 보유한 경우, 투기목적 없이 지방 저가 주택(공시가격 3억 원 이하)을 보유한 경우 1주택자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사정에도 다주택자로 분류돼 최고 6.0%의 종부세 중과세율을 부담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올해부터는 기본세율(0.6~3.0%)을 적용받는다. 최대 80%의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와 기존 300%에서 150%로 낮아진 세 부담 상한도 적용된다.
만 60세 이상 고령자이거나 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한 1주택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집을 팔거나 상속·증여할 때까지 종부세 납부를 미룰 수 있게 됐다. 주택 수 제외 특례(10만 명)와 고령자·장기보유 납부유예 대상자(8만4000명)를 합하면 이번 합의에 따라 약 18만 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일시적 2주택자 등 특례 대상자에게 9월 초 사전안내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특례 적용을 원하면 9월 16~30일 기간에 관할 세무서에 신청하면 된다. 고령자·장기보유자 납부유예를 원하는 납세자는 종부세 납부기한 3일 전인 12월 12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신청하면 된다.
공시가 11억 원 이상 34만 명 혼란
반면 가장 큰 관심사였던 1주택자 특별공제 3억 원(공제액 11억→14억 원) 처리가 미뤄지면서 공시가 11억 원 이상의 1주택자(21만4000명)와 부부공동명의자(12만8000명)를 합한 약 30만 명은 연말까지 혼란을 겪게 됐다. 이들은 특별공제 기준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면 11월 말에 예상보다 불어난 종부세 고지서를 받은 뒤 개인적으로 세액을 계산해 신고하거나 향후 환급받아야 한다. 특히 단독 명의자와 비교해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는 부부공동명의자들은 특별공제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세액을 새로 정산해야 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종부세 특별공제 환급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극단적으로 그런 방식을 고려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높은 수준을 부과하고 다시 돌려받는다는 것이 국민에게 불편을 드리게 되고, 환급에 따른 이자를 지급해야 하므로 국고에도 추가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특별공제는 연내 합의 처리 목표
여야는 특별공제 등을 담은 조특법 개정안은 연내에 합의 처리한다는 목표로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국회 기재위원장인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워낙 완강해서 (어쩔 수 없었다)”며 “더 이상 시일을 지연시킬 수 없기 때문에 우선 급한 대로 실무 준비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은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80%로 해야 한다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이번 합의 불발로 7월 말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으로 의결한 대로 60%가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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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