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크기가 '10억'부터..들썩이는 '소형빌라' 무슨 일이
지난해 102곳이 신청하면서 흥행한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2차 공모가 시작되자 신청 예정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신통기획을 이용한 투기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올해 1월29일부터 주요 후보지들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지만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소형 주택 중심으로 가격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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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 안 받는 18㎡ 이하 매물이 '9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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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통기획 1차 탈락지이자 2차 신청 예정인 광진구 자양4동에 전용 13㎡ 빌라가 9억3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원룸 크기지만 이 물건은 대지면적이 15.47㎡로 토지거래허가 대상 물건에서 제외돼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 인근 전세가 1억~2억원 사이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7억3000만원 이상 현금이 있어야 갭 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토지거래허가 대상이 아닌 매물 중에는 이보다 적은 7억원 초중반대 전용 15~18㎡ 빌라 매물도 있으나 이 역시 갭투자에 필요한 금액은 최소 5억원부터 시작한다.
자양동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지면적 18㎡가 안되는 매물은 토지거래허가에서 제외돼 갭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택 크기가 작아도 더 비싸게 부른다"며 "매물이 많지 않고, 나와도 10억원부터 부르고 있어 9억원대는 급매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양4동은 지난해 신통기획 1차 공모에 신청했다 떨어진 구역으로 서울시는 탈락한 지역도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올해 1월29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일정 기준 면적 이상 토지를 거래할 경우에는 사실상 실거주만 가능하지만 자양4동 소형 주택 매물은 아직 갭 투자가 가능하다.
정부는 올해 2월부터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 주거면적 기준을 6㎡ 초과로 축소했다. 하지만 자양4동을 포함한 신통기획 탈락지는 1월 말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법 개정 이전 기준인 18㎡ 초과를 적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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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 투자 이점 있지만…"권리산정일·노후도 등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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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신통기획 2차 공모 신청 예정지인 용산구 서계동도 갭투자금은 4억 후반부터 5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전용 20㎡ 빌라 6억8000만원짜리 매물이 전세금 1억8500만원을 제외하고 갭 투자금 4억9500만원에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전용 37㎡로 면적이 더 크지만 대지면적 18㎡를 넘지 않는 빌라 매물은 10억5000만원까지 부르고 있다.
서계동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갭이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용산민족 공원, 용산정비창 국제업무지구 개발까지 호재가 많아 매물이 나오더라도 갈수록 더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 가능하고 아파트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빌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권리산정기준일을 충족하지 못하는 신축빌라 등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권리산정기준일은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시점을 말하는데, 서울시는 이를 올해 1월28일로 정해뒀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신통기획 신청 예정지들은 가격이 계속 올라왔고 특히 용산은 1억~2억원씩 뛰었다"며 "다만 권리산정기준일을 충족하지 못하는 신축 빌라는 투자에 주의해야 하고, 신축빌라가 많은 곳은 노후도 요건을 맞추기 힘들어 이같은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0월 27일까지 두 달간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주택 재개발 2차 공모'를 진행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공모 기간을 더 늘려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정량평가 항목에 '찬성 동의율'을 추가해 주민 의사에 따른 사업 실현 가능성을 함께 평가한다. 특히 상습 침수 우려나 반지하주택 밀집 지역 등에는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최종 후보지는 12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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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