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대표 선출..'친명 지도부' 출범
대선 5달만 당 장악…'이재명의 민주당'으로
李, 권리당원 78.2% '몰표'…대의원도 72.03%
박용진 22.23% 그쳐…친문 지원도 별무소득
최고위원, 친명 4명 '싹쓸이'…비명 고민정 뿐
지선 책임론·사법 리스크 무위…'강력 리더십'
李 "재집권 토대 구축 실패 땐 내 소임도 끝"
"尹 민생·민주·평화 훼손 맞서 승리의 길로"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당대표로 예상대로 이재명 의원이 28일 선출됐다.
지난 3월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패배한 지 다섯달 만에 80%대 턱밑의 역대 전당대회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변 없이 169석 거야(巨野)의 사령탑으로 컴백한 것이다. 최고위원도 친명계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며 '친명 일색 지도부'가 구축됐다.
이 신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 일반 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한 결과, 총 77.77%의 득표로 22.23%를 얻는 데 그친 박용진 후보를 제치고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이전과 달리 대비 대의원 비중은 줄이고 일반 국민 비중을 늘린 전당대회에서 이 후보는 모든 부분에서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는 권리당원에서 78.22%(33만5917표)를 득표했고,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 여론조사에서도 각각 82.26%, 86.25%를 얻었다. 친문 조직세가 강하다던 대의원 역시 이 대표에게 72.03%(1만92표)의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특히 종합 득표율은 이낙연 전 대표의 2020년 전당대회의 직전 최고기록(60.77%)도 갈아치웠다.
박용진 후보는 친문 비명계의 지원사격에도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으로까지 불린 이재명 대세론을 뒤집지는 못했다. 박 후보는 권리당원에서 21.78%(9만3535표), 일반 국민에서 17.75%, 당원에서 13.76%를 받았고, 기대했던 대의원마저도 27.97% 득표에 그쳤다.
최고위원 경선에선 총 25.20%를 얻은 정청래 후보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고, 고민정(19.33%), 박찬대(14.20%), 서영교(14.19%), 장경태(12.39%) 후보가 뒤를 이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을 친명계가 독식한 것으로, 비명계에선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후보가 유일하게 당선권에 들었다. 비명계 송갑석(10.81%), 고영인(3.88%) 후보도 낙선했다.
최종 투표율은 대의원 86.05%, 권리당원이 37.09%로 집계됐다.
비명계는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로 인한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를 위시한 '사법 리스크', '개딸' 강성 지지층을 앞세운 방탄 당헌 개정 논란 등을 제기하며 이 대표에게 맹공을 퍼부었지만 무위에 그친 모습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집권 초 난맥상으로 휘청이는 가운데 당원과 대의원들이 '이기는 민주당', '유능한 수권정당'의 구호를 외친 이 대표의 '강력한 리더십'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친문, 비명계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직전 대선후보를 지낸 이 대표 만큼 향후 대여투쟁과 당 쇄신을 이끌 주자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적 이유도 당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대표의 임기는 2024년 8월까지로, 같은 해 4월 예정된 22대 총선 공천권은 자연히 이 대표의 손에 들어오게 됐다.
이재명 신임 대표는 수락 연설을 통해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저를 여러분께서 다시 세워주셨다"며 "국민과 당을 위해 견마지로를 다하라는 명령으로 생각한다. 절망에 빠진 국민을 구하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라는 지상명령이라 생각한다. 이 지엄한 명령을 엄숙히 받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재집권을 위한 토대구축이라는, 이 막중한 임무에 실패하면 저 이재명의 시대적 소명도 끝난다는, 사즉생의 각오로 임하겠다"며 "살을 깎고 뼈를 갈아 넣는 심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을 만드는데 저 자신을 온전히 던지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하며 "국민의 삶이 반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정부여당에 협력하겠다"며 "그러나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훼손하고 역사를 되돌리는 퇴행과 독주에는 결연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명계의 '공천 학살' 우려를 의식한 듯 "당원과 지지자의 열망을 하나로 모아내지 않고 집권은 불가능하다. 다양성이 본질인 민주정당에서 다름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한 시너지의 원천"이라며 "민주당은 이제 모래더미, 자갈 더미가 아닌 콘크리트가 되어야 한다"면서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정권 창출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통합과 단결을 선택했다. 위기 극복을 넘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유능한 민주당을 선택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책임질 강력한 리더십을 선택했다"며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당당하게 승리의 길로 나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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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