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정수장 27곳서 깔따구 유충...환경부, 특별점검 결과 공개
창원·수원 정수장, 방충망 파손되고 오존발생기 고장 등 관리 부실
전국 정수장 27곳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 지난 7월 경남 창원시와 경기 수원시의 가정 내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이유는 시설 노후화 등 관리 부실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최근 수돗물에서 잇따라 유충이 발견됨에 따라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전국 485개 정수장 위생관리 특별점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이번 특별점검은 한강유역환경청 등 7개 유역(지방)환경청, 유역수도지원센터,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점검단이 지자체와 함께 정수장 현장을 방문해 원수, 정수처리과정, 정수처리공정 이후의 정수 등 모든 과정에서의 유충 발생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특별점검 시 강원 영월군 쌍용정수장에서 정수처리가 끝난 물이 모이는 정수지에서 유충 1마리가 발견됐다.
또 26개 정수장에서는 수돗물 원료인 원수(11곳)나 침전지·여과지·활성탄지 등 정수가 이뤄지는 곳(15곳)에서 유충이 나왔다. 26개 정수장은 정수처리가 완료된 정수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영월 쌍용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직후 정수지 유입부에 미세차단망을 설치하는 등 긴급조치로 수돗물을 공급받는 가정까지 유충이 유출되지 않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수 및 침전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정수장에는 정수처리공정의 정상 가동여부를 점검했으며 각 정수처리 단계별로 감시(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환경부는 여과지와 활성탄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정수장에는 정수처리공정 강화(염소·응집제 주입 강화, 역세척 등), 정수지 유입부 미세차단망 설치 등 긴급조치를 통해 정수장 밖으로 깔따구 유충이 유출되지 않도록 차단했다.
지난달 가정 내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발생한 창원시와 수원시에 대해서는 유역(지방)환경청, 유역수도지원센터, 국립생물자원관 등으로 구성된 정밀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유전자 분석, 공정 분석 등을 토대로 유충발생 원인에 대해 정밀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창원은 정밀역학조사반이 발생원인 및 깔따구 유충의 유입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원수(2마리), 정수처리과정(149마리) 및 정수장 주변(14마리)에서 발견된 깔따구 165마리에 대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모두16종의 유충이 확인됐다.
원수에서 발견된 2마리는 안개무늬날개깔따구 및 국내 미기록종이며 정수처리과정에서 발견된 149마리는 안개무늬날개깔다구, 노랑털깔따구 등 16종으로 나타났다. 정수장 주변 14마리는 안개무늬날개깔따구, 노랑털깔따구 등 3종으로 확인됐다.
역학조사반은 정수장 주변서 발견된 안개무늬날개깔따구가 정수처리 공정에서 널리 분포하고 있는 점과 정수장 여과지와 활성탄지 등의 방충망이 촘촘하지 못하고 일부는 파손돼 있던 점을 근거로 “방충설비 미흡으로 정수공정 내부에 깔따구 성충이 유입되고 정수장 공간 중 개방되어 있는 착수정과 침전지 등으로 깔따구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유충이 정수처리 과정에서 제거되지 않고 가정에 공급된 수돗물에서까지 나온 이유는 석동정수장 오존발생기 3대 중 2대가 고장과 노후화로 작동하지 않아 필요한 약품이 적게 주입된 점 등으로 추측된다고 부연했다.
수원 광교정수장 유충에 대해서는 비교·분석할 시료가 없어 유전자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활성탄지에서만 유충이 발견됐으며 고도정수처리공정에서 표준정수처리공정으로 전환하고 공정별 감시(모니터링)를 강화한 지난달 12일 이후에는 모든 정수공정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 분석할 시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정분석 결과, 방충설비 미비로 활성탄지 내부로 깔따구 성충이 유입되고 폭우 시 광교저수지의 원수에서 깔따구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정밀역학조사반은 이에 대한 근거로 일부 방충망 격자 간격이 크고, 장비 출입구, 환풍기 등 건물 밀폐가 되지 않아 깔따구 유입 가능성이 높은 점과 활성탄지 운영을 중단하고 광교저수지 대신 전량 팔당취수원에서 원수를 공급받은 이후에 모든 정수공정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아울러 유입된 깔따구가 정수처리과정에서 제거되지 않고 가정까지 유출된 이유로 활성탄지의 오존투입 설비 고장으로 유입된 유충이 활성탄지에서 사멸되지 않고 번식·성장하여 수도관을 통해 이동한 것으로 추측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정수장에서 깔따구 유충 감시를 강화하고 가정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먹는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깔따구 유충을 먹는물 수질감시항목으로 지정, 매일 감시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유충이 정수장 내에서 발생하더라도 가정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가장 마지막 정수단계에 정밀여과장치와 같은 유충 유출 차단장치를 도입하는 등 추가적인 위생관리 조치도 강화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정수장 현장에서 깔따구 유충 발생을 상시적으로 예방하고 만일 발생할 경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유충 예방 및 대응요령을 영상으로 제작해 배포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역수도지원센터, 한국상하수도협회 등 전문기관을 통한 기술 진단(컨설팅)도 지속적으로 실시해 정수장이 최적으로 운영·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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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