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원 날렸다" 쑥대밭 된 코인 시장, 진짜 지옥은 지금부터?
직장인 A씨는 가상화폐 투자로 손실금만 5000만원에 달한다. 한 때 비트코인 상승세로 ‘반짝 수익’을 보기도 했지만 최대 6만9000달러에 달했던 비트코인이 지난달 2만달러 선까지 무너져 사실상 회복이 어려운 상태다. A씨는 “시세가 하락세를 보여도 조금만 버티면 다시 오르지 않을까 기대를 걸었지만, 지금은 포기 상태”라며 “지금이라도 손절해야하나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말 그대로 ‘쑥대밭’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가상화폐 가격이 ‘휴지 조각’에 가까운 폭락세다. 더 나아가 “지금이 바닥이 아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까지 곳곳에서 이어진다. 가상화폐 시장의 몰락이 갈수록 더 극심해질 수 있다는 비관론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들의 대규모 ‘패닉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올 들어 지난해 고점(6만8790달러) 대비 70% 이상 떨어졌다. 2분기가 시작된 지난 1일에는 한 때 2만달러 선까지 무너졌다. 시가총액 기준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도 지난해 11월 고점(4812달러) 보다 80% 넘게 가격이 떨어졌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가상화페 시장이 지금보다 더 폭락할 것이라는 어두운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앱설루트 스트래티지 리서치의 이언 하넷 최고투자책임자는 “비트코인 가격이 40% 더 떨어져 1만300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브라이 인베스트먼트 공동 대표인 모니시 파브라이는 “최악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대부분 가상화폐가 아무런 가치도 남지 않는 빅 제로(Big Zero)라는 결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에도 “앞으로 10년 내에 가상화폐 가운데 99%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해온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는 “현재 암호화폐 2만여 가지 중 결국 수십 가지만 남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가상화폐의 ‘신뢰도 상실’이 시장 몰락의 큰 위협이 됐다는 분석이다. 휴지조각이 된 ‘테라USD’와 ‘루나’ 폭락 사태가 대표적이다.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과 이를 억제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거시 경제의 변동성이 커진점도 ‘탈 가상화폐’ 흐름을 부채질 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른바 ‘영끌’ 코인 투자로 파산한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자, 서울회생법원은 개인 회생을 판단할 때 가상화폐, 주식 투자로 손해를 본 돈은 빚 계산에서 빼주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새 기준은, 아직은 서울에 주거지가 있거나 직장이 있는 채무자한테만 적용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빌려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모두 손실을 본 경우, 기존에는 원금 1억원을 모두 빚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돈이 다 사라진 것으로 판단해, 월급 중 최저 생계비를 빼고 남은 돈을 3년동안 꾸준히 갚으면 모든 빚을 갚은 걸로 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사행성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아 실제 시행에 잡음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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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