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개점휴업'.. 여야, 원 구성 강대강 대치

여야가 원 구성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국회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자당 상임위원회 간사단을 발표하면서 압박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후반기 원 구성 원점 논의'를 주장하면서 양당의 샅바 싸움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착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8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후반기 원 구성을 논의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 원 구성 협상 문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기존 양당 입장을 확인했다"면서 "좀처럼 원 구성 문제와 관련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서로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이다.

이어 진 부대표는 "(국회)공백 상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두 정당이 뜻을 같이했고, 공백상태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하겠다는 원칙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어떤 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을 것인지 접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아직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장 합의점을 찾기는 어렵지만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절충해야 한다는 인식을 같이한다"며 "국회에 인사 청문회를 요청한 장관급 후보자가 여럿 있다. 인사 청문회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 가급적이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사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해 신속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방점을 찍은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빠른 원 구성이 필요하다며, 다만 공백 장기화를 고려해 국회의장단 선출부터 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특히 박홍근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회 제도 개선과 법사위원장 자리가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이용해 상원 기능을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손을 봤지만 여전히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국회 개혁 차원에서 원 구성과 무관치 않기 때문에 함께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법사위 제도 개선보다는 원 구성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현 시점에서 법사위 임무나 기능에 손 대는 것은 더 큰 문제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체적으로 상임위 재분배에 대해 한정적으로 논의해서 조속한 시일 내 타결을 이루는 것이 국회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 여당에서는 자체적으로 상임위원회 간사 명단을 발표하면서 야당을 압박했다.

송언석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가지고 △법제사법위 정점식 △정무위 윤한홍 △기획재정위 류성걸 △교육위 이태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박성중 △외교통일위 김석기 △국방위 신원식 △행정안전위 이만희 △문화체육관광위 이용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이양수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 이철규 △보건복지위 강기윤 △환경노동위 임이자 △국토교통위 김정재 △예산결산특별위 김성원 △국회운영위 송언석 등 18개 상임위 중 16개 상임위 간사 명단을 발표했다.

송 부대표는 “국민의힘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변한 상황에서 정부 집행력을 뒷받침하고 여야가 협치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가능하면 재선의원 중심으로 배치했다”고 밝혔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또한 같은 날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국회 원구성이 이뤄질 때까지 오늘 발표한 상임위 간사를 중심으로 현안에 긴밀히 대응하고 차질 없이 정책을 준비하겠다. 정부와 소통하면서 견인할 것은 견인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할 것”이라며 야당에 압박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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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