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도 안했는데 4000명중 500명 당선..여야의 기막힌 계산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무투표 당선자’가 쏟아지면서 중·대선거구제를 확대하고 양당 중심의 복수공천을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당선 유불리에 따라 아예 후보를 내지 않거나 선출 정수에 맞춰 복수 후보를 공천하다 보니 소수정당은 출마를 포기, 무투표 당선자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6·1지방선거 ‘무혈입성’ 역대 최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면 6·1 지방선거에서 투표 없이 당선된 기초 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의원, 교육의원은 전국적으로 509명(비례대표 포함)에 달한다. 6·1 선거 총 선출 인원(4132명)의 12.3% 수준으로 2018년 6·13 지방선거 때(89명)보다 5.7배가량 늘었다. 각 지자체의 예산심의, 조례제정 등 권한을 가진 지방의회 의원이 502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N명 뽑는데 여·야 합쳐 N명 공천”


이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입을 맞춘 듯 여야가 선거 정수를 맞춰 후보를 공천하는 등 소수 정당이 사실상 진입하기 어려운 선거 구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총 3명의 구의원을 뽑는 대구 달서구 아 선거구와 서울 서초구 다 선거구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2명과 1명의 후보를 공천해 3명이 무투표로 당선됐다.


전국 1030곳의 기초의원 선거구 중 2인 선거구가 542곳(52.6%)에 달하다 보니 여야에서 1명씩 후보를 내고 당선 가능성이 낮은 소수정당은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면서 투표 없이 당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무투표 당선 사례가 121건으로 전국 최다인 서울의 경우 중구 가 선거구, 용산구 가 선거구, 중랑구 가·나·라·사 선거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민주당은 지난 선거 때보다 후보 수를 줄인 반면, 국민의힘은 후보를 늘리면서 양당 후보 수가 비슷하게 맞춰지는 현상도 빚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듬해 치러진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총 250명을 서울에 공천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올해는 220명의 후보를 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185명에서 229명으로 후보 숫자를 늘렸다.


“10% 미만은 본전도 못 찾아”…무공천 지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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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