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파괴자".. 박지현, 쇄신하려다 식물대표 위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쇄신을 시도했던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당 대표격)이 위기에 몰렸다. 박 위원장이 당 안팎의 반발로 남은 선거기간 사실상 식물 비대위원장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6일 현재까지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과 이재명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는 박 위원장을 성토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강성 지지자들은 “요즘은 김건희(윤석열 대통령 아내)보다 박지현 얼굴이 더 보기 싫다” “민주당 (선거에서) 지면 박지현 탓이다” “박지현 때문에 우울증 걸리겠다” “미꾸라지 한X이 흙탕물을 만든다” “민주당 마음에 안 들면 당신이 나가라, 민주당 폭파하러 왔나?” 등의 의견을 남기며 반발하고 있다.

‘재명이네 마을’은 박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관련 게시글을 특정 게시판에 따로 모아 관리하고 있다. ‘재명이네 마을’ 측은 “카페 내 이슈가 해당 이슈로 뒤덮여 주민(팬카페 이용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이라고 공지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박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은 “전시에는 총구를 밖으로!”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용민 의원은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 쇄신안을 금주 중으로 발표하겠다며 “우리 편의 잘못에 더 엄격한 민주당이 되겠다. 내로남불의 오명을 벗겠다. 온정주의와 타협하지 않겠다.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박 위원장 발표를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박 위원장은 25일 선대위 모두발언에서도 “팬덤이 무서워 아무 말도 못하는 정치는 죽은 정치”라며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라고 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이 ○○○라는 성적 행위를 연상하게 하는 발언 의혹이 제기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의 비상징계 권한을 발동해서라도 최강욱 의원의 징계 절차를 합당하고 조속하게 마무리하겠다”라고 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박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고성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전해철 의원은 박지현 위원장을 향해 “무슨 말을 해도 좋은데 지도부와 상의하고 공개 발언을 하라”고 했다. 윤호중 위원장은 “이게 지도부인가”라며 책상을 쾅 치고 회의실을 떠났다.

이에 박지현 위원장은 “봉하마을 다녀와서 느낀 것 없나. 노무현 정신 어디 갔나”라며 “그럼 저를 왜 뽑아서 여기다 앉혀 놓으셨나”라고 반발했다.

박지현 위원장은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제 호소문 발표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비판이 있다. 저는 기자회견 전 윤호중 선대위원장께 같이 기자회견을 하자고 했고, 선거 전략을 총괄하고 있는 김민석 총괄본부장에 취지와 내용을 전하고 상의를 드렸다”라며 “더 어떤 절차를 거쳐야 했던 건지, 어느 당의 대표가 자신의 기자회견문을 당내 합의를 거쳐 작성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어떤 난관에도 당 쇄신과 정치개혁을 위해 흔들림 없이 가겠다. 좀 시끄러울지라도 달라질 민주당을 위한 진통이라 생각하고 널리 양해해 주시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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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