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표 잡아라…여야 마지막 열흘, 결국 승부처는 수도권·중원
"수도권 빅3 석권" 국힘…'힘 있는 여당후보' 지지호소
"서해벨트 총력전" 민주…'지역일꾼론'으로 막판 세몰이
승부처는 경기…광역은 '과반+α', 재보선은 '+1' 쟁탈전
6·1 지방선거를 열흘 앞두고 '마지막 한 표'까지 놓치지 않기 위한 여야의 총력전이 한창이다.
여야는 텃밭인 영·호남은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총동원돼 고정표를 다지는 동시에, 수도권·중원 등 백중 지역에는 중앙당 차원에서 당력을 집중시키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어느 쪽도 '압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무당파, 부동층 흡수를 위해 사활을 걸고 나선 것이다.
22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상으로 보면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경기, 인천, 충남, 대전, 강원 등 5곳에서 양당 후보들 간 치열한 접전이 전개되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경우 서울은 국민의힘이 우세하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나, 경기·인천은 양당 후보가 오차범위 미만으로 엎치락뒤치락 반복하고 있어서 판세는 예측불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대선후보였던 국민의힘 안철수(성남 분당갑), 민주당 이재명(인천 계양을) 후보들이 출격해 판을 키운 상황이다.
여야는 각자 지난 총선에서 승리했던 '내 집'을 지키는 동시에 최소 상대 지역구 1곳 이상을 빼앗아 오는 것을 목표로 막판 스퍼트를 태고 있다.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비교적 안정적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읽힌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수도권을 포함한 9곳 당선을 선거 승리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방인 부산, 대구, 울산, 경·남북 등 영남권 5곳에서 확고부동한 우위를 점한 가운데 서울, 충북에서도 우세한 흐름이 이어지리라 보고 있다.
여기에 인천·충남·대전·강원 등 4곳을 '백중우세'로 더하며 최종적으로는 9∼10곳 안팎까지도 내심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 4곳 중 3곳은 민주당 소속 현직과 맞붙는 선거로, 승리 시 '지방권력 탈환'에 의미를 부여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기초지자체 및 광역의회 선거의 경우 영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불안감이 적지 않다. 기초 단위 선거로 내려갈수록 투표율은 낮아지면서 조직표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직전 2018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던 국민의힘에 결코 유리한 구도가 아닌 셈이다.
특히 국민의힘으로서는 수도권 승리가 최우선 과제지만, 내부에서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반타작'만 해도 다행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공식선거운동 레이스가 개막한 이후 연이틀 인천, 경기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개최하며 유정복, 김은혜 후보에게 화력을 보탰다.
후보들은 굵직한 부동산·교통 공약을 내놓고, 지도부는 가는 곳마다 "예산폭탄"을 약속하며 거들고 있다. 이른바 '힘 있는 집권당 후보론'이 최우선 선거전략인 것이다.
지도부는 선거일 직전까지도 수도권·중원벨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는 "거야(巨野) 견제론"를 내세워 지방선거 표심에 호소하겠다는 각오다.
'극단적 소수 집권여당'으로서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관철하려면 지방권력에서 균형추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는 논리다.
여기에 검수완박 입법 대치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지난 20일 '국회 출석정지 징계' 처분을 받은 김기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전면에 설 기세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기존 자당 지역구 4곳(분당갑, 보령서천, 수성을, 창원의창)을 사수하면서 1석을 추가하면 '승리'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의 지역구였던 원주갑을 1순위 탈환지로 꼽고 있다.
특히 전국 단위 선거에서 강원은 '정권 안정론'에 힘을 실어준 만큼 정권 교체로 유리한 지형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총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절반인 8곳에서의 당선을 승리 기준선으로 삼고, 이른바 서해벨트 지역 사수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선대위는 '텃밭'인 호남(광주·전북·전남)과 세종, 제주까지 총 5곳은 안정권, 다수 여론조사에서 접전 중인 경기·인천·충남·강원 등 4곳을 경합지로 분류하고 있다. 대전은 '백중열세', 영남과 서울·충북 등 7곳은 '열세'로 보고 있다.
이러한 판세 분석 하에 민주당은 당선 지역이 5개일 경우 '현상 유지', 6∼7곳은 '선전', 8곳은 '완승'으로 자체 평가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석권했던 이들 8곳을 모두 사수하기 위해서는 경합지인 경기·인천·충남·강원 가운데 적어도 3곳의 승리가 필수적이다.
당 지도부가 공식선거전 개시일이었던 지난 19일 선대위 출정식을 인천에서 열었던 것도 이곳을 수도권 승리의 교두보로 삼아 그 기세를 중원으로 확산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인천은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지이기도 하다.
선대위는 전날 개최된 한미정상회담, 오는 23일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제 등 일련의 정치적 이벤트가 지나면 전체 판세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주일 남짓 남은 시점부터 선거 집중도가 올라가면서 '윤석열 정부 견제론'이 본격적으로 표심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대위는 금주 초부터 공식 슬로건(나라는 균형, 지역은 인물)에 담긴 '균형론', '일꾼론'과 더불어 '품격론'까지 3가지 콘셉트를 활용한 유세에 집중할 계획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대선과 맞닿아 있어 매우 불리한 환경에서도 치열한 추격전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자격 미달인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우리가 대승적으로 처리한 것은 민주당의 품격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3+α'석을 승리 기준선으로 보고 있다. 지난 총선 때 승리한 계양을과 원주갑, 제주을 3곳에 국민의힘 지역구 1곳 이상을 더 빼앗아 오는 목표다.
다만 민심 지형이 2년 전 총선 때보다 민주당에 불리하게 형성된 분위기여서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20대 총선 승리 지역구 3곳 가운데 이재명 후보가 출격한 인천 계양을과 김한규 후보가 나선 제주시 제주을은 당선 안정권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강원 원주갑은 최근 여론 조사상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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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