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TBS..대수술 예고 속 내달 감사 결과 공개
기관운영감사 마무리..김어준 출연 계약도 포함
오세훈, 교육방송으로 개편 시사..선거 후 시의회 지형 변화 '관건'
오세훈 서울시장이 6·1 지방선거 후 TBS(교통방송)의 교육방송 전환을 시사한 가운데 내달 TBS에 대한 서울시의 종합감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감사 결과와 맞물려 이번 선거 결과가 TBS의 미래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2월 TBS에 대한 기관운영감사에 들어가 지난달 초 감사를 마무리했다. 감사 결과는 관련 법리검토와 감사위원회 심의 의결 등을 거쳐 선거가 끝난 다음 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감사는 2020년 TBS가 서울시 산하 본부에서 재단으로 독립한 뒤 처음 진행된 기관운영감사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감사에서 인사·채용·예산 등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며, 그간 불거진 지적 사항에 대한 TBS 측의 소명을 들었다. 여기에는 고액 출연료 논란에 휩싸였던 간판 진행자 김어준 씨의 출연 계약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위 관계자는 "TBS 운영과 관련한 내용을 전체적으로 다 보고 있다"며 "6월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감사는 오세훈 시장 취임 후 이뤄진 종합감사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그간 오 시장은 정치적 편향 논란에 휩싸였던 TBS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해왔고, 최근에는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거전에 나서며 구상을 구체화했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교통방송의 본질적인 기능의 전환을 고민할 때가 됐다"며 "서울시의회에서 다수 의석이 확보되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튿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도 "교통방송으로서 기능이 거의 사라진 만큼 교육방송으로 기능 전환을 구상 중"이라며 "이름과 기능을 바꾸면 서울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주파수가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TBS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이 보장된 독립재단이지만 조례 개정을 통해 기능 전환이 가능하다는 게 오 시장의 판단이다.
현행 '서울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는 재단 사업으로 방송을 통한 교통 및 생활정보 제공, 시민의 미디어 참여 지원 등이 규정돼 있지만 교육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오 시장의 구상에는 조례를 개정해 기능 전환의 근거를 마련한다면 위법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임명한 현 이강택 TBS 대표의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인 만큼 이후 새로운 경영진과 함께 기능 전환을 추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인 현 시의회 의석 구조에서 조례 개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시의회가 TBS 임원추천위원 7명 중 3명을 추천하고, TBS 출연금 심의·의결권을 가진 점도 오 시장이 쉽게 TBS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이유다.
오세훈 캠프는 지난 14일 논평에서 "TBS 개혁의 첫걸음은 서울시의회 개혁"이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롭고 합리적인 시의회가 구성된다면 지혜를 모아 TBS 개혁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서울시장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 측은 "'관제방송'으로 회귀시키려는 퇴행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송 후보 캠프는 지난 13일 이런 내용의 논평을 내 "이름과 기능을 바꿔 방송법 위반을 피하려는 꼼수"라며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칼을 대서라도 방송장악 큰 그림을 그리려는 노골적 행태가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TBS의 교육방송 전환에 대해 구체화한 건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채널 자체를 교육방송으로 바꾸는 것은 방송통신위원회 허가 사항이지만, 방송 내용의 일부를 바꾸는 것은 TBS 자체에서 할 수 있다"면서도 "실무선에서 구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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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