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띄운 '불체포특권 폐지'…이번엔 국민의힘이 불붙였다
이준석·권성동 "법제화 추진"
이재명 계양을 출마 정조준
대선공약으로 먼저 발표하고
박완주의원 성비위 사건 겹쳐
민주당 대응 수위놓고 고심 커
국민의힘이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남용을 막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한다. 불체포특권 제한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시절 대장동 공격에 맞서 이 후보와 민주당이 꺼낸 정치개혁 추진사안이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최근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남용하기 위해 방탄 출마를 감행하는 행위가 국민들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내지도부는 불체포특권이 2016년, 20대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만든 개정안보다 더 국민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는지 한번 연구해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가 '불체포특권 남용을 위한 방탄 출마'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은 분명 헌법상의 권리이지만, 그 취지는 권력자의 의회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막는 것에 목적이 있지 본인의 직무상 비리를 방어하기 위해 활용돼선 안 되는 권리"라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제한은 작년 11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처음으로 꺼냈고 성범죄 등 중대범죄를 저지른 의원에 대해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시 이 후보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이 조폭 출신 박모씨가 이 후보에게 현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을 때 정면 반박하며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을 주장했다. 이어 올 2월 대선국면에서 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원회가 정치혁신 안건 중 하나로 국회의원 면책특권 및 불체포특권 제한 추진을 발표했다. 당시엔 국민의힘이 되레 "대선 후보가 된 직후부터 대장동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에 대장동 방어막을 치고 있다"며 반발했는 데 이제 공수 상황이 뒤바뀐 셈이다.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도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개정안에 대해서 당 대표 말씀이 있었는데, 그저께부터 연구를 시작했고 조만간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며 법안 개정을 시사했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의 발언 자유, 표현의 자유, 정치 활동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헌법에 명시된 사항이다.
따라서 전면 폐지는 개헌없이는 불가능한 만큼 국민의힘 역시 이재명 후보의 공약처럼 특정범죄에 한정해 법개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은 대응에 고심하는 눈치다. 대선 당시 공약사항으로 먼저 띄웠던 사안인 데다 최근 박완주 민주당 의원의 성비위 사건에 따른 제명사태로 무작정 반대했다간 '말 바꾸기'라는 프레임에 걸리게 되는 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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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