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민주당 경기도지사 집안싸움..협공에 과거 들추기까지

김동연vs안민석·조정식·염태영 구도..'국정농단 부역자'vs'발목잡기'
후보 모두 '이재명 마케팅'..경선룰 두고 치열한 신경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정치적 고향이자 지난 대선에서 우위를 확인한 경기도를 사수하기 위한 민주당 내 주자들의 집안싸움이 선거가 다가올수록 거세지고 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를 향한 안민석, 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의 견제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경선 룰을 둘러싼 날카로운 신경전도 이어지는 등 지난 대선 경선의 명낙대전(이재명·이낙연) 만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6일 민주당에 따르면 경기도지사 경쟁구도는 김 대표를 비롯해 안민석, 조정식 의원,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의 4파전으로 압축됐다.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돌던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정치은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모두 이 고문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이재명을 지킬 후보' 등 이른바 '이재명 마케팅'에 나서며 본격적인 선거 활동에 돌입했다.

현재 판세에선 김 대표가 앞서 있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2일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경기도지사 민주당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김 대표 28.9%, 안 의원 13.2%, 염 전 시장 10.4%, 최 전 수석 5.4%, 조 의원 4.5%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지방선거까지 50여일이 남아 있고, 전체 부동층 응답은 33.7%에 달해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 시작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장 김 대표를 향해 안 의원, 조 의원, 염 전 시장의 협공이 시작됐다.

안 의원은 전날(5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대표를 '출세한 기회주의 관료'라고 지칭한 데 이어 한 방송에선 "김 대표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시절에 국무조정실장을 하면서 국정농단 부역자 역할을 했다는 팩트들이 있다"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염 전 시장도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동연 대표가 관료 시절과 대선 후보로서 보여주었던 말과 행동이 더불어민주당의 정체성과 어울리는 것이 살펴보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며 "5년 전 인사청문회에서 4대강 사업을 옹호하는 듯 행동했으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소득주도 성장,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과 코로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대선 막판 이 고문을 도우면서 전면에 나섰고, 민주당과의 합당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과거 관료 경력과 함께 '원외 인사'라는 점에서 '민주당스러움'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김 대표는 6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안 의원을 향해 "앞으로 뛰어나가기도 바쁜데 뒤에서 발목을 붙잡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깝다"며 "어차피 이제 한 식구인데 경기도의 비전과 콘텐츠를 가지고 포지티브한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때 국무조정실장을 제 손으로 사표 수리하고 나왔고, MB 청와대에서는 4대강을 담당하는 비서관이 따로 있었다"며 "이런 얘기를 일일이 하기보다도 통 크게, 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앞으로 뛰어나가자는 말씀을 당내 경쟁자들에게 하고 싶다"고 받아쳤다.

예비후보 간 신경전은 경선 룰을 두고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는 국민참여경선(여론조사 50%·당원여론조사 50%)으로 선출된다.

김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모든 것을 쿨하게 당의 결정에 따른다"고 하면서도 당내 조직이 전무하단 점에서 권리당원 50%룰을 둔 불공정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안 의원은 "경기 전에 룰을 바꾸는 건 아니다"고 일축했고, 염 전 시장 또한 "민주당은 김동연 한 사람만을 위한 정당이 아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전날 대선 후보 경선에서 시행한 국민·당원 선거인단 구성 및 직접투표 방식을 도입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예비후보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경선에서 벌어진 '명낙대전' 만큼의 집안싸움으로 번질지도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경기도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데다 대선에서도 이 고문이 우위를 점했던 곳"이라며 "김 대표의 합당이 마무리되고, 경선 룰을 둘러싼 당내 논의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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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