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한다더니..' 민주당, 음주운전 4차례 적발돼도 후보 자격 준다

대선에서 패한 더불어민주당이 절치부심 6·1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지만 정작 후보 자격을 심사하는 기준은 유권자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광주시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남구 1선거구에 시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민주당 후보 4명 가운데 3명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권용일 전 남구의회 의장은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4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도 민주당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같은 당에서 광산구청장에 출사표를 던진 7명 가운데 윤봉근 전 광주시의회 의장과 최치현 전 청와대 행정관, 박시종 전 청와대 행정관도 각각 음주운전 처벌 전력이 있다.

민주당이 음주운전을 포함한 7대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 예외 없이 후보 자격을 주지 않겠다고 한 원칙은 공염불이 된 셈이다.

특히 민주당 광주시당은 음주운전 관련 기준을 완화하는 별도의 기준을 정했다.

2019년 12월 18일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이거나 6·1 지방선거 기준으로 10년 이내 2차례 이상, 15년 이내 3차례 이상 음주운전 처벌을 받은 사람에 한해 부적격 처리키로 했다.

이 기준만 피한다면 여러 차례 음주운전 전력이 있더라도 광주에선 민주당 후보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다만 민주당 광주시당은 범죄 전력이 있는 예비후보 대한 적격심사를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로 이관해 관련 심사를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선 직후에 이뤄지는 지방선거여서 적격심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우선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후보 검증을 더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미 음주운전 전력자에 대한 완화된 기준을 마련해둔 만큼 적격 심사 결과는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 시민은 "음주운전은 살인 미수 행위라고 생각하는 게 시민들의 정서"라며 "가중처벌을 목적으로 한 법 시행 전후를 따져가며 음주운전에 너무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원 김모(42) 씨는 "지역 특성상 민주당 후보를 몰아주는 경향이 있다"며 "예비후보라도 민주당의 이름을 걸고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인 만큼 후보자 면면에 대한 당의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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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