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윤석열·이재명, 빈소 심야 회동.."인간적 대화 나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잇따라 각각 만났다. 이·윤 후보 모두 안 후보의 유세차량 사고 사망자 빈소 조문을 이유로 들었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가 논의 중인 윤·안 후보와 더불어 ‘통합정부’를 제안했던 이 후보까지 안 후보를 직접 만나면서 짧은 회동 내용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안 후보를 먼저 만난 건 윤 후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밤 충남 천안에 있는 안 후보 유세차량 사고 사망자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하고 윤 후보와 마주했다.
윤 후보는 조문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모든 선거 일정을 중단하고 피해 회복과 사태 수습에 전념하고 계신 안철수 후보님과 인간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고인과 유가족에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사고로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계신 환자분과, 김미경 교수님께서도 하루빨리 쾌유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의 안전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안 후보가 지난 13일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공개 제안한 이후 사흘 만이었다.
윤 후보는 빈소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함께 경쟁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님께 안타깝고 불행한 일에 대해 인간적인 면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힘은 못 되더라도 마음의 위로라도 드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여러분(취재진)이 추측하는 것은, 오늘 장소가 장소인 만큼, 다른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후보 단일화 관련 대화는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윤 후보와 동행한 대변인단은 두 후보가 배석자 없이 25분가량 대화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가 빈소를 떠난 뒤 25분쯤 지나 이 후보가 빈소를 찾았다.
이 후보의 이날 조문은 예정에 없던 것이었다. 이날 서울 강남역에서 잠실로 이어진 ‘집중 유세’가 늦게 끝나 조문은 하지 않을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모두 마친 뒤 곧장 장례식장을 찾았다.
20분가량 조문한 이 후보 역시 배석자 없이 안 후보와 독대했다. 다만 윤 후보와 마찬가지로 밀폐된 별도의 공간이 아닌 탁 트인 식탁에서였다.
이 후보는 조문을 마친 뒤 ‘몇 분 정도 안 후보와 독대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미안합니다. 제가 시간을 안 재봐서”라고 답했다. ‘혹시 안에서 정치 현안이나 단일화와 관련해서 대화했느냐’는 질문에도 “미안합니다”라고만 했다.
두 사람을 각각 만난 안 후보는 밤 10시쯤 빈소에서 나왔다. 안 후보는 “(두 후보가) 상가에서 위로의 말씀들을 주셨다”며 “그리고 그렇게 바쁘신 분들이 선거운동 중에도 와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다른 질문에는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사태 수습에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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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